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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약발 ‘1일 천하’… 코스피 다시 1500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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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통화스와프 약발 ‘1일 천하’… 코스피 다시 1500 붕괴

입력
2020.03.24 01:00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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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식 원화가치 채권 ‘트리플 약세’ 

 한은, 오늘 RP매입해 유동성 공급 

 정부는 증시 안정 대책 발표 예정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23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설치된 환율전광판에 마스크를 쓰고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세계 경기 침체 우려로 원ㆍ달러 환율이 급등한 23일 서울 명동의 한 환전소에 설치된 환율전광판에 마스크를 쓰고 지나는 시민들의 모습이 비치고 있다. 연합뉴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반등했던 금융시장이 단 1거래일 만에 다시 주저앉았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공포에 주가와 원화, 채권 가치가 동반 추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23일 재연됐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5.34%(83.69포인트) 떨어진 1,482.46에 거래를 마쳤다. 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에 힘입어 지난 20일 8% 가까이 급등했던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셈이다. 코스닥은 전장 대비 5.13% 떨어졌다.

개장 직후 동반 급락한 코스피·코스닥 시장에선 매도 사이드카(프로그램 매도호가 효력 정지)가 발동되기도 했다. 13거래일째 9조8,000억원 어치 주식을 순매도 중인 외국인이 이날도 코스피 시장에서만 6,422억원어치 물량을 내던졌다. 코스피 시가총액은 지난 19일 이후 또 다시 1,000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외국인 자금 이탈과 극심한 안전자산 선호심리에 원화가치도 추락(환율 상승)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0원 급등한 1,266.5원에 마감했다. 주가 폭락 영향 등으로 환율은 장중 1,280원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채권금리도 일제히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다.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0.046%포인트 오른 연 1.153%에 장을 마감했다. 10년물 금리는 0.107%포인트 상승했다.

이날 환율 재상승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 선호가 지속된 것이 주 원인이다. 한미 통화스와프로 인한 일시적인 심리 안정은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에 압도당했다.

미국 증시는 급증하는 코로나19 확진자 수와 국제유가 급락 때문에 이미 지난 20일부터 하락세를 나타냈다. 23일 시간외 시장에서도 미국 다우존스ㆍ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ㆍ나스닥 등 3대 지수가 3~4% 하락했다. 이는 코스피에도 그대로 영향을 미쳐, 외국인은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 6,422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저작권한국일보]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전후 시장 지표.
[저작권한국일보]한미 통화스와프 체결 전후 시장 지표.

시장 전문가들은 현재의 금융 불안을 부른 코로나19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각종 봉쇄 조치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국제 금융시장에서 달러화 수요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고, 환율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 2008년 한미 통화스와프를 체결했을 때도 원ㆍ달러 환율은 한동안 오름세를 지속했다. 금융시장 불안의 주 원인이었던 미국의 금융 불안이 통화스와프만으로 해소되지는 않았기 때문이었다.

당시 환율 흐름을 보면, 통화스와프 체결 소식이 전해지기 직전인 2008년 10월 29일 1,427원까지 올랐다가 30일 체결 발표 직후 177원 떨어지면서 1,250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후 환율은 다시 서서히 오르기 시작해, 11월 24일에는 1,513원에 이르렀다. 그 해 12월에는 1,200원대로 안정을 찾았으나, 이듬해 3월 동유럽의 금융 위험이 부각되면서 한때 1,570원대까지 오르기도 했다.

오창섭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아직까지 국제 금융시장에서 신흥국 자금 철수와 함께 외국인의 한국 주식 매도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원ㆍ달러 환율이 2분기에 일시적으로 1,300원대에 진입할 가능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투자자들은 주식뿐 아니라 채권도 팔고 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0.046%포인트 오른 연 1.153%에 마감했고, 10년 만기 금리도 0.107%포인트 올라 1.718%로 마쳤다. 20년 이상 장기물 금리도 모두 0.10%포인트 이상 올랐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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