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출범 이래 처음으로 시즌을 조기 종료한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이 막대한 홍보효과 손실을 입게 됐다.
여자프로농구는 팀당 30경기를 치르는 정규리그를 마친 뒤 플레이오프(3전2선승제)와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을 거쳐 우승팀을 가려왔다. 지난 9일 중단된 이번 시즌 정규리그는 90% 이상 소화했다. 6라운드 막바지에 도달해 팀별로 2~3경기만 남겨둔 상태였다. 하지만 ‘봄 농구’는 시작도 못했다.
직접적인 손해를 피할 수 없는 건 중계권을 산 방송사와 타이틀스폰서다. WKBL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KBS N스포츠와 202~22시즌까지 3년간 방송중계권 계약을 체결했다.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ㆍ챔피언결정전을 합쳐 85%를 진행해 리그 미소진율은 15%다. 여자농구 인기가 회복되던 시기에서 하이라이트인 ‘봄 농구’ 중계가 무산된 건 방송사 입장에서 타격이 크다. WKBL 관계자는 23일 “다년 계약의 첫 해라 금전적인 정산보다는 보완책을 찾으려 한다. 누구의 귀책 사유도 아니기 때문에 충분히 협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가령 다음 시즌에 한 라운드를 더 한다든지, 비시즌 중에 이벤트를 벌이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타이틀스폰서도 마찬가지다. WKBL은 이번 시즌부터 2025~26시즌까지 리그의 안정적 운영을 위해 6개 구단 순환체제로 운영하기로 했다. 그 첫 주차가 하나은행이다. WKBL 관계자는 “3대3 농구까지 묶어 계약했기 때문에 모자란 부분을 비시즌 스페셜이벤트 등으로 채울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이 여자프로농구의 일원이기에 고통 분담의 자세로 적극 합의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대안들은 리그 홍보효과 측면에선 ‘봄 농구’와 비교할 수 없다. 타이틀스폰서와 6개 구단은 매 시즌이 끝나면 광고 노출 등 홍보효과를 전문기관에서 의뢰해서 산출한다. 이에 따르면 여자프로농구의 홍보효과는 연 평균 500억~600억원에 달하는데, WKBL의 추산으로는 ‘봄 농구’의 실종 등으로 전체에서 22%가 줄어 약 100억원의 손해를 보게 된다.
성환희 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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