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도직입 인터뷰]
“‘청와대 대변인’이 공직 경력의 전부인 그가 내 능력을 모방할 수 있겠나.”
4ㆍ15 총선에서 미래통합당의 서울 광진을 후보로 나선 오세훈(59) 전 서울시장의 말이다. 오 전 시장은 19년의 정치ㆍ행정 경험을 쌓은 ‘거물’이다. 오 전 시장을 향해 더불어민주당 후보인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은 ‘물러나야 할 기득권 정치인’이라고 공세를 편다. 오 전 시장의 응수에도 거침이 없다. “나, 고 전 대변인에 비하면 올드보이 맞다. 그러나 지역 발전을 원한다면 올드보이와 정치 경력이 1년도 안 되는 정치 신인 중 누구를 선택할 건가.”
-나이가 19살 적은 고 전 대변인이 ‘올드보이’라고 몰아붙인다. 화양동을 비롯한 대학가에 2030 세대 유권자가 많은데.
“19년 전에 나는 이미 국회의원을 지냈다. 손자도 있으니 ‘올드보이’ 맞다. 단, 나에겐 고 전 대변인에게 없는 게 있다. ‘정책 집행 노하우’다. 고 전 대변인은 정책 집행 라인에서 실제로 고민해 볼 기회가 없었다. 정책들이 실생활에 적용되는 과정을 잘 모르지 않겠나. 광진의 발전을 위해선 오랜 경험을 지닌 '진짜 일꾼' 필요하다.”
-중년, 특히 여성 유권자들에겐 여전히 인기가 대단하다고 들었다. 젊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도 경쟁력이 있나.
“2040세대에게 표를 얻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은 가리지 않고 다 한다. 선거 캠프에서 부르는 내 별명이 ‘오케이맨’이다. 얼마 전엔 가수 지코의 ‘아무 노래’에 맞춰 춤을 추는 영상도 찍었다.”
-고 전 대변인보다 1년 먼저 표밭을 다니기 시작했는데, 최근 여론조사에선 다소 밀린다.
“여론조사를 보면, 고 전 대변인의 지지율은 민주당 지지율을 능가한 적이 없다. 내 지지율은 통합당 지지율보다 10%포인트 정도 많이 나온다. 지금 상황은 박빙이다. 만회하지 못할 정도로 뒤처져 있지 않다.”
-문재인 정권 3년차에 실시되는 선거라 ‘정권 심판론’이 최대 이슈인데도 청와대 출신인 고 전 대변인을 세게 비판하지 않는 이유는.
“현 정부의 정책 집행에 책임 있는 분이라면 정권 실패 책임을 묻는 공격이 가능하겠지만, 고 전 대변인은 단순한 전달자 아니었나. 그런 비판이 의미가 없다.”
-최근 통합당이 공천 갈등으로 시끄럽다. 악재를 맞은 것 아닌가.
“통합당 지지율이 낮은 지역에서 선거를 뛰다 보니 야전 사령관이 된 느낌이다. 나 같은 수도권의 야전 사령관들을 위해 당이 공천을 더 스마트하게 처리했어야 했다. 안타깝다.”
-이번 총선 결과가 보수 진영 거물급 인사들의 향후 정치 행보를 가를 텐데.
“선거 이후를 말할 만큼 여유롭지 않다. 선거 기간에 내 몸이 광진을 지역 밖으로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다. 통합당 요청으로 서울권역 선대위원장을 맡았지만, 동영상 지원 정도 할 생각이다. 내 코가 석자다.”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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