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머 리무버’ 이어 코로나19에 약한 어르신들 조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취약연령인 고령층의 감염 및 사망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일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이로 인해 노인에 대한 부양부담이 줄어드는 것을 환영한다는 맥락의 혐오 일러스트가 확산되면서 23일 논란이 일고 있다.
일본의 한 트위터리안은 지난 21일 두 장의 일러스트와 함께 “빨리 이렇게 됐으면 좋겠다”라는 멘션을 단 게시물을 올렸다. 이 그림들은 청년 몇 명이 수십 명의 어르신을 떠받치며 힘겨워하는 모습을 보이다 이들이 사라지자 밝은 표정으로 함께 기뻐하는 장면을 담고 있다.
사실 이 그림은 2016년 ‘현대의 일러스트’라며 일본 트위터에 처음 등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림에서는 자동차를 모는 노인 앞에서 두려워하는 젊은 여성의 모습 또한 확인할 수 있는데, 당시 노인들의 조작 실수로 인한 교통사고가 많아지자 이를 비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이번엔 원본의 일러스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을 상징하는 것으로 보이는 붉은 구체들이 추가됐다.
앞서 미국 10대들은 SNS에서 코로나19를 두고 ‘부머 리무버(Boomer Remover)’라고 부르며 논란이 됐다. 이는 베이비붐 세대를 뜻하는 ‘부머’와 없앤다는 뜻을 지닌 ‘리무버’를 합쳐 만든 단어로, 노년층에게 치명적일 수 있는 코로나19를 ‘꼰대를 없애는 질병’이라 정의한 것이다. ☞관련기사 코로나19를 ‘부머 리무버’라고 조롱하는 미국 10대들
일본의 이 일러스트들 역시 코로나19 국면에서 수만 명이 리트윗하는 등 같은 맥락으로 다시 관심을 받는 모양새다. 이 게시물을 접한 일부 트위터리안은 “코로나19에도 의미가 있다?”(C****), “조심스럽지만 이렇게 되면 나라가 좋아지는 것은 사실이다”(F****) 등 동의하는 반응을 보였다.
그러나 대다수 트위터리안은 “동의할 수 없고 본심이라면 무섭다”(ma****), “노인을 모두 적으로 돌리고 있다”(la****), “본인이 노인이라면 분노하지 않겠나”(L****), “노인이 사라짐과 동시에 ‘일본을 만들어온 지식’도 저승에 가기 때문에 일률적으로 동의할 수는 없다”(D****) 등의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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