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의 21대 총선 지역구 공천이 거의 마무리됐다. 더불어민주당은 253개 지역구 가운데 공천 신청자가 없는 곳을 제외한 251곳의 공천을 주말 사이 확정지었다. 미래통합당은 경선이 진행 중인 2곳의 공천 발표만 남겨둔 상태다. 여야 모두 국민들에게 쇄신 공천을 약속한 뒤 생색내기용 현역 교체를 핑계 삼아 결국엔 기득권을 지키고 청년과 여성 인재 수혈은 구색만 맞추던 이전 모습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았다.
민주당은 현역 교체율이 27.9%로 4년 전의 33.3%보다 낮다. 그나마도 공천 탈락자가 비문 의원에 집중됐고, 친문 의원은 대부분 살아 남았다. 특히 조국 청문회에서 쓴소리를 하고 공수처법에 기권표를 던진 금태섭 의원이 경선에서 패하면서 친문 패권주의 우려가 커졌다. 또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 27명이 공천을 받아 친문 색채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지난해 용퇴론에 흔들렸던 86그룹 현역이 대부분 생환한 것도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원외에 있던 86그룹도 대거 공천을 받아 사실상 당을 장악했다. 연령별로 보면 상당수가 86그룹에 속하는 50대가 63%나 된다. 당연히 청년 세대에 돌아갈 자리는 줄어들 수밖에 없고, 실제 30ㆍ40대는 14%에 불과했다. 시스템 공천으로 세대 교체를 이뤄내겠다던 약속은 허언이 됐다.
통합당은 현역 교체율이 43.5%로 이 가운데 중진은 57.9%나 된다. 하지만 인물난으로 전직 의원들을 대거 재배치해 의미가 퇴색했다. 이 바람에 옛 친이계가 부활하고 유승민계, 안철수계가 약진한 것이 특징이나, 새로운 보수의 비전과 가치는 찾아볼 수 없다. 막판에 김형오 공천관리위원장이 ‘사천 논란’으로 사퇴하고, 김형오계 일부 후보 공천이 취소된 것은 오점으로 남는다.
여야 공천자 통계를 내보니 두 거대 정당 모두 평균 나이가 55.5세였다. 여성 후보 비율은 민주당 12.7%, 통합당 10.3%에 그쳤다. 청년과 여성 등 새 인물 수혈은 안중에 없었고, 여야 모두 기득권 지키기에 매진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4년에 한번씩 포장만 바꾸며 국민과 약속을 헌신짝처럼 버리는 정치권을 언제까지 봐줘야 하나. 결국 유권자가 표로 심판하는 수밖에 없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