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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컨트리 음악 거장 케니 로저스 별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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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컨트리 음악 거장 케니 로저스 별세

입력
2020.03.22 14:37
수정
2020.03.23 10:57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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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성기 시절인 1981년 당시의 케니 로저스. 위키피디아
전성기 시절인 1981년 당시의 케니 로저스. 위키피디아

1950년대부터 음악 활동을 시작해 ‘레이디(Lady)’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남긴 미국 컨트리 음악의 거장 케니 로저스가 20일(현지시간) 81세를 일기로 별세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 측 대변인은 이날 성명을 통해 로저스가 조지아주 샌디 스프링스 자택에서 노환으로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허스키한 목소리와 덥수룩한 흰 수염으로 유명한 로저스는 미국의 전통적 대중음악인 컨트리 장르뿐만 아니라 팝, 재즈, 포크, 록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며 활약했다. 60여년에 이르는 활동 기간 동안 세계적으로 1억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그는 1970, 1980년대 전성기를 보냈고 2013년 컨트리뮤직 명예의 전당에 헌액됐다. 국내에서는 라이오넬 리치가 작곡한 ‘레이디’가 많은 사랑을 받았다. 로저스가 1980년 발표한 이 곡은 빌보드 종합 싱글 차트인 ‘핫 100’에서 6주간 1위를 지키며 컨트리 장르를 넘어 일반 팝 시장에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미국에선 초기 히트곡인 ‘갬블러’(1978)가 대표곡으로 꼽힌다. 그는 이 곡에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동명의 TV 영화 시리즈에 주연으로 출연해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다

로저스는 1938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태어나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초년 시절 재즈 그룹 ‘더 바비 도일 트리오’에서 베이스를 연주하기도 한 그는 28살이던 1966년 포크 그룹인 ‘뉴 크리스티 민스트렐스’에 합류하며 전환점을 맞았다. 이 그룹 해체 후 솔로 활동을 시작한 로저스는 1977년 발표한 컨트리 발라드곡 ‘루실’의 히트로 주목받았다. 이 곡으로 로저스는 첫 그래미상을 받았다.

로저스는 유난히 여성 가수와 함께 부른 히트곡을 많이 남겼다. 1983년 미국 컨트리 음악의 대모 돌리 파튼과 듀엣으로 불러 빌보드 핫100 차트 1위를 차지한 ‘아일랜즈 인 더 스트림(Islands in the Stream)’, 킴 칸스와 함께 부른 ‘돈트 폴 인 러브 위드 어 드리머(Don’t Fall in Love With a Dreamer)’, 시나 이스턴과 듀엣 곡 ‘위브 갓 투나잇(We’ve Got Tonight)’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그래미 어워드 3회를 비롯해 피플스 초이스 어워드, 아메리칸 뮤직 어워드, 컨트리뮤직 아카데미상, 컨트리뮤직 협회상 등 100개가 넘는 상을 수상했다.

2006년 발매한 앨범 ‘워터 앤드 브릿지스(Water & Bridges)’가 빌보드 컨트리 앨범 차트 톱 5에 드는 등 그의 명성은 2000년대에도 이어졌다. 그는 2015년 고별 투어를 선언했으며 건강 문제로 2018년에 남은 투어 공연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2017년 10월 미국 내슈빌에서의 콘서트가 그의 마지막 공연이 됐다.

사진 촬영에도 큰 관심을 가져 관련 책을 몇 권 집필하고, 자신의 이름을 딴 식당 체인을 공동 창립하기도 했다. 1985년 아프리카를 돕기 위해 당대 최고 음악인들이 함께 만들었던 자선노래 ‘위 아 더 월드(We are the world)’에도 참여했다. 국내 팬들과는 1998년 내한공연을 통해 마지막으로 만났다.

로저스의 유족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우려로 장례식을 소규모로 지낼 것이라고 밝혔다.

고경석 기자 kav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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