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되어주세요] 225. 3개월 수컷 기운, 내라, 뽀짝, 피그, 홧팅
개나 고양이를 기르고 싶지만 시간과 비용 등의 부담으로 포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대신 햄스터나 기니피그, 토끼 등 작은 동물을 길러볼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 텐데요. 입양비도 저렴하고, 크기도 작아 기르기 쉬울 것 같기 때문일 겁니다. 하지만 덩치가 작다고 기르기도 수월한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오히려 정보가 더 부족해 키우기가 더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그래서인지 작은 동물들을 유기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22일 동물보호단체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지난 1월 날씨가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 아침 한 파출소 앞에 기니피그 스물 한 마리가 담긴 상자가 발견됐습니다. 이미 세 마리는 죽은 뒤였고, 열 여덟 마리가 서로의 체온에 의지하면서 살아남았는데요. 기니피그를 사랑하는 모임(기사모)과 동물자유연대가 공동으로 구조했고, 이 가운데 열 한 마리는 기사모가 일곱 마리는 동물자유연대가 새 가족을 찾아주기로 했습니다.
구조 당시 기니피그들은 너무 말라서 갈비뼈가 다 드러날 정도였고, 기니피그 평균 체중의 절반 수준밖에 되지 않았다고 하는데요. 버려지기 전부터 제대로 된 돌봄을 받지 못했기 때문으로 활동가들은 추측하고 있습니다.
검사를 마친 후 일곱 마리의 기니피그들은 동물자유연대 반려동물복지센터 온(ON)에 입소해 돌봄을 받았습니다. 건초와 채소를 먹고 금세 토실토실해지면서 다행히 건강을 되찾았다고 하는데요. 이 중 두 마리는 새 가족을 찾았고, 이제 다섯 마리 형제 기운, 내라, 뽀짝, 피그, 홧팅(수컷ㆍ3개월)이 입양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다섯 마리 모두 호기심이 많고 숨숨집(동물이 숨듯이 들어갈 수 있는 집)에 들어가 있기를 좋아합니다. 큰 소리는 무서워한다고 해요. 신기하게 맛있는 채소를 많이 주는 한 활동가의 목소리를 알아듣고 인사를 건네면 “삐융삐융”거리며 대답을 한다고 하네요.
다섯 마리 모두 건강하지만 홧팅이는 구조 당시 오른쪽 눈에 결막염이 발견돼 아침저녁으로 안약을 넣어줘야 하지만 당근을 주면 치료를 잘 받는다고 합니다.
기니피그의 수명은 8~10년 정도로 넓은 사육 공간과 은신처가 마련되어야 합니다. 건초를 주식으로 먹지만 채소와 사료를 통해 비타민도 공급받아야 하고요. 겁이 많은 동물이기 때문에 사람과의 친밀감을 갖기 까지는 짧게는 한 달에서 길게는 1년까지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해요. 사회성이 강한 동물이라 한 마리만 놔두면 우울증에 빠질 수 있다고 합니다. 스웨덴에서는 기니피그를 한 마리만 입양하는 것은 법으로 금지되어 있다고 해요. 때문에 중성화 한 암수나 암컷끼리, 수컷끼리 지낼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합니다.
조은희 동물자유연대 활동가는 “마트나 펫숍에서 쉽게 데려올 수 있다고 해서 덩치가 작다고 해서 기르기 쉬운 것은 아니다”며 “모든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삶에는 시간과 노력이 따른다”고 말합니다. 기니피그 오형제가 기니피그의 습성을 이해하고 끝까지 함께 할 가족을 기다립니다.
※기니피그의 먹이와 건강 관리
1. 건초는 항상 있어야
기니피그는 항상 뜯어 먹을 수 있는 건초가 있어야 합니다. 건초가 부족할 경우소화기관이 망가질 수 있고 이는 사망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건초 공급 시 건초에 눈이 찔리지 않도록 그릇에 건초를 눌러 담아 풀의 날카로운 끝이 위를 향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2. 신선한 채소 공급해야
기니피그가 매일 먹는 음식의 20%정도는 초록 야채가 포함될 수 있도록 신경 을 써야 합니다. 기니피그에게 좋은 채소는 샐러리, 당근, 오이, 파슬리, 케일 등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 역시 소화기관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적정량을 급여해주어야 하고요. 사과 등 과일은 산도가 건강에 해를 끼칠 수 있으므로 소량씩 가끔 주는 게 좋다고 합니다.
3. 공간은 넓을수록, 사람과 함께 해야
기니피그의 공간은 넓을 수록 좋습니다. 기니피그는 달리기를 좋아하기 때문입니다. 또 다른 기니피그와 합사할 때도 공간이 넓을 수록 합사 성공률이 높다고 해요. 기니피그 개체들이 서로 싸우지 않도록 충분한 시간을 두며 유심히 관찰하고 싸울 경우 즉시 분리해줘야 합니다.
집 위치는 사람의 왕래가 잦은 곳에 두어야 합니다. 가족을 많이 만날수록 가족에 빠르게 적응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사회화를 위해 매일 충분한 시간을 함께 보내주어야 합니다. 도움말: 동물자유연대
고은경 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입양문의: 동물자유연대 https://www.animals.or.kr/center/adopt/5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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