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는 저의 두 번째 고향입니다. 여러분도 나의 가족 같습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전 세계에 만연해 교수님과 연구실 선ㆍ후배들이 걱정돼 마스크를 보냅니다.”
22일 전남대학교에 따르면 이 학교에서 유학한 뒤 현재 중국에 살고 있는 제자가 지도교수와 연구실에 마스크와 함께 다소 서툰 한국어 쓴 손편지를 보내왔다.
전남대학교 허민(지구환경과)교수는 지난 19일 대학원 과정 중국 유학생 제자인 심정(沈靜)씨가 베이징에서 보낸 안부 편지와 마스크 한 꾸러미를 선물로 받았다.
심씨는 반말과 존댓말을 섞어 쓴 부족한 한국어 실력이지만 정성 어린 손편지로 모교 은사와 선ㆍ후배들의 안부를 챙겼다.
그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세계에 만연하고 있는 시기에 교수님과 가족, 연구실 선ㆍ후배들이 매우 걱정된다”며 “한국 유학 시절 교수님의 도움을 받아 이제라도 제가 할 수 있는 일을 해드리고 싶다”고 적었다.
이어 “저와 남편 친구의 도움을 받아 수술 등 의료용 마스크 100개와 KN95마스크 10개를 구입, 110개를 보낸다”며 “교수님과 선ㆍ후배들의 안녕을 바란다”고 건강을 기원했다.
이 편지와 소포는 지난 8일 베이징에서 발송됐으나 국제운송 여건이 여의치 않은 탓에 19일에야 도착했다.
뜻 밖의 제자의 선물을 허 교수는 “우리 대학의 많은 교수님도 비슷한 경험을 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중국 사정도 어려울 텐데 유학 당시 연구실 선후배들을 챙기려는 제자의 정성이 기특하고 고맙다”고 말했다.
광주=김종구 기자 sor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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