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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판 에이태킴스’ 동해상으로 2발 발사… 내륙 발사로 자신감 과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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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북한판 에이태킴스’ 동해상으로 2발 발사… 내륙 발사로 자신감 과시

입력
2020.03.21 11:00
수정
2020.03.21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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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부전선 시찰 중인 김정은 위원장 관측 가능성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했다고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1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북한이 ‘북한판 에이태킴스’로 추정되는 단거리 탄도미사일 2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했다. 지난해 개발해 시험발사했던 신종 무기의 정밀도 등 개량된 성능을 과시하면서 내부 결속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다.

합동참모본부는 21일 “우리 군은 이날 오전6시 45분과 50분쯤 북한 평안북도 선천군 일대에서 북동쪽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2발의 발사체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이번 발사체 비행거리는 약 410㎞, 고도는 약 50㎞로 탐지됐다.

이번 발사체는 북한이 지난해 8월 10일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16일 강원 통천군 북방 일대에서 두 차례 시험발사했던 신형 전술 지대지미사일로 보인다. 우리 군이 ‘19-4’로 분류한 이 탄도미사일은 미국산 전술 지대지미사일인 ‘에이태킴스(ATACMS)를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처음 발사한 건 정점 고도 48㎞, 비행거리 400여㎞로 탐지됐고, 두 번째 발사에는 고도 약 30㎞로 약 230㎞로 날아가 앞서 발사한 발사체를 낮은 각도로 발사했을 것으로 추정됐다. 이번 발사체 역시 앞서 발사했던 ‘19-4’와 마찬가지로 일부 비행 구간에서 ‘풀업’(Pull-upㆍ하강단계서 상승비행) 기동이라 불리는 회피 기동을 한 궤적을 군 당국이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우리 군이 ‘19-5’로 분류한 ‘북한판 이스칸데르’(KN-23)라고 분석한다. 비행거리 및 고도가 ‘19-5’ 발사체와도 유사하기 때문이다. 북한판 이스칸데르를 발사한 것이라면 시험발사가 아닌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운영부대의 숙달 및 유지훈련일 가능성이 크다.

이번 발사체 발사는 앞서 두 차례 발사 때보다 발사 간격이 줄어든 것이 눈에 띈다. 첫 발사 때는 2발 간 발사 간격이 16분 차이였고 두 번째는 15분 차이였는데, 이번엔 5분 간격으로 줄었다. 북한은 최근 초대형 방사포(19-5)를 시험 발사하면서 20초 남짓 발사 간격을 줄인 것으로 포착됐다. 연발 발사에 성공한 셈인데, 이는 우리 군이 탐지에 이은 대응 조치를 할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라 방어가 쉽지 않다는 것을 뜻한다. 수 분 수준까지 발사 간격을 줄였지만 초 단위까지 단축하기 위한 추가 시험발사를 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된다.

또한 군 당국은 이번 발사체 장소가 평북 지역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이 신형 무기를 시험발사하기 시작하면서 평양에서 100여㎞ 북쪽의 선천 일대에서 발사한 것도 처음이라는 점도 있지만, 무엇보다 내륙에서 ‘북한판 에이태킴스’를 시험발사 했다는 것 때문이다. 북한은 신형 무기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최초 동해안 지역에서 발사한 뒤 기술적 자신감이 생겼을 때 내륙으로 옮겨 발사하곤 했다. 실패 시 인명 피해 등 막대한 타격이 예상되는 내륙 발사를 감행하는 건 그만큼 자신감을 갖고 있다는 의미다. 한미 정보당국은 발사체의 세부 자원에 대해 정밀 분석 중이다.

이번 발사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직접 참관했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김 위원장이 지난 20일 서부전선대연합부대의 포사격대항경기를 지도하고 정세에 맞게 포병부대들의 훈련 강화를 지시했다”며 제3군단, 제4군단, 제8군단 산하 포병부대들이 경기에 참가했다고 보도했다. 세 군단 모두 서부전선에 위치한 부대로, 4군단은 휴전선에서 멀지 않은 황해남도 해주에 사령부를 뒀다. 3군단은 남포특별시에 주둔하면서 수도 평양을 방위하며, 8군단은 평안남도 양덕에 주둔한다. 지난달 28일부터 동해안 일대를 돌며 군사훈련을 지휘하다가 이달 17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 참석하면서 평양 복귀를 알렸던 김 위원장이 이번엔 서부 전선에서 훈련을 참관하고 있는 셈이다. 전날 포병훈련 참관 후 이날 오전 선천군 일대로 이동해 단거리 미사일 발사 시험을 지도했을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는 이유다. 합참은 “김 위원장의 현장 참관 가능성과 관련해 동향을 예의주시 중”이라고 했다.

합참은 이날 발사체와 관련해 “현재, ‘코로나 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로 인해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세계적 대유행’을 선포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북한의 이러한 군사적 행동은 대단히 부적절한 행위”라며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다만, 북측이 이달 말까지 진행하는 동계훈련의 일환으로, 내부 결속을 위해 신형 무기를 발사했다고 내부적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아람 기자 oneshot@hankookilbo.com

류호 기자 h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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