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서 17세 고등학생 정모군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유사한 폐렴 증상을 보이다 18일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확진검사를 불신하는 여론이 고개를 들자 정부가 진화에 나섰다. 보건당국은 최종 음성판정을 내린 질병관리본부 검사의 정확성을 자세히 설명하는 한편, 영남대병원의 검사 오류도 일시적 문제로 추정했다. 그동안 영남대병원과 전국에서 이뤄진 검사들에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것이다.
20일 중앙방역대책본부(중대본)는 온라인 공간에 퍼진 검사에 대한 오해를 적극 해명했다. 중대본이 전날 영남대병원이 정군을 13차례 검사했고 마지막 검사엔 오류가 있었다고 밝히자 포털 사이트 댓글 등에선 “음성(으로 조작) 당했다”는 식의 음모론이 제기됐다. 중대본은 실험실이 오염됐거나 기술적 오류가 있었다고 추정했는데 이후 영남대병원장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직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논란이 더 커졌다. 김성호 병원장은 이날도 “검사가 애매하다고 문제 제기한 의사가 용기 있고 솔직한 것”이라며 “(질본의 검사중단은) 어느 기관이건 조금 이상하면 보고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이다”고 비판했다.
먼저 영남대병원이 13차 검사에서 내린 확진판정이 질본의 자체 검사에서 음성으로 뒤집혔다는 여론에 대해 중대본은 애초에 13차 검사 결과는 양성도 음성도 아닌 ‘미결정’이었다고 설명했다. 언론 보도에서 양성으로 와전됐다는 이야기다. 또 영남대병원의 검사 횟수에 대해 영남대병원(8회)과 질병관리본부(13회)의 설명이 다른 이유는 검사 횟수(영남대병원)와 검체 개수(질본) 등 셈법이 달랐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 최종 음성판정은 질본과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이 각각 시행한 검사에서 공통적으로 나왔고, 이때 국내에서 사용되는 4가지 진단키트는 물론 질본이 자체 제작한 진단키트까지 사용됐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중대본은 영남대병원이 기존에 수행한 검사가 잘못됐다고 지적한 것은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상원 진단검사관리총괄팀장은 “영남대병원의 실험실 오염은 일시적 문제로 일단 생각한다”면서 “그간의 실험에 문제가 있었다는 의미가 절대 아니다”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와 대한진단검사의학회가 구성한 대응팀은 함께 이날 현장을 조사하고 오염을 제거해 실험실을 최대한 빨리 정상가동할 방침이다. 현재 영남대병원은 자체 검사를 중단하고 의심환자들의 검체만 채취해 외부기관에 검사를 의뢰하고 있다.
다만 정 군의 사인을 밝히자는 여론에 대해 중대본은 “주치의의 영역”이라고 선을 그었다. 신종 코로나로 사망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만큼 사인 규명은 중대본이 개입할 문제가 아니라는 설명이다. 정은경 중대본 본부장은 “사망자에 대해 인플루엔자 등 8종의 통상적인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검사를 같이 진행했으나 나온 것이 없었다”면서 “(신종 코로나가 아닌 이상 사인을 밝히기 위한) 부검은 보호자나 주치의가 판단해야 하는 영역”이라고 설명했다. 정 본부장은 또 “사망진단서가 굉장히 논란이 되고 있는데 (영남대병원의) 주치의는 신종 코로나를 의심했기 때문에 (신종 코로나로) 사인을 처음에 썼을 것이고 최종 검사결과가 아니라고 나왔기 때문에 수정한 것도 당연한 절차”라고 설명했다. 한편 정군의 유족은 “조용히 보내주고 싶다”라며 가톨릭 장례 미사를 지낸 뒤 시신을 화장했다.
김민호 기자 kmh@hankookilbo.com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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