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와 경북 경산의 요양병원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또 무더기로 발생했다.
20일 대구시에 따르면 이날 대구 달성군 다사읍 대실요양병원에서 직원 2명, 환자 45명 등 4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중 고혈압과 관절염, 심비대 질환을 앓고 있던 82세 여성이 이날 오후 1시40분쯤 숨졌다.
이 병원에서는 18일 간호사 1명, 간호조무사 1명 등 2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9일에는 간병인 6명, 간호사 1명, 미화원 1명 등 8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이에 따라 이날 오후 9시까지 이 병원에서 모두 57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병원에는 아직 결과가 통보되지 않은 13명의 다른 환자들도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간호사가 먼저 확진 판정을 받은 터라 의사와 간호사, 간병인, 미화원 등 직원부터 검사를 실시한 결과 12명이 확진 판정을, 환자의 경우 45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고, 124명은 음성이었다”고 말했다.
대구 도시철도2호선 대실역 앞에 있는 이 병원은 노인전문요양병원이다. 199개의 병상에 암환자와 치매, 파킨슨병, 뇌졸중, 신장투석, 정신재활환자 등 182명이 입원해 있다. 내과, 신경과, 정신과, 정형외과 등에 의사 4명, 간호사 23명 등 직원 107명이 근무 중이며 장례식장도 갖추고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 18일 간호사가 첫 확진 판정을 받은 후 자가격리 조치를 시작했으나 수일 전부터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특히 환자와 밀접 접촉하는 간병인들이 대거 확진된 것으로 미뤄 이들이 신종 코로나를 확산시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대구시는 이 병원 환자와 직원들을 격리조치한 후, 환자와 확진자들을 병원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 중이다.
대구시가 지난 13일부터 지역 내 요양병원과 요양원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면서 무더기 확진이 속속 드러나고 있지만 지역 내에서는 “전수조사 시점이 늦었다”는 비판이 비등하다. 최근 종사자 18명, 환자 59명 등 77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서구 비산동 한사랑요양병원도 병원 측이 방역당국에 미리 신고하지 않아 화를 키웠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이 병원 환자인 78세 여성도 이날 오후 4시 숨졌다.
한편 경북 경산시에 있는 서요양병원에서도 전수 검사 결과, 환자와 의료진 등 32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로써 이 병원에선 19일 확진판정을 받은 직원 1명을 포함해 확진자가 총 33명으로 늘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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