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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누적 사망자 기어이 中 넘어… 낙후 남부지역 ‘초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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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누적 사망자 기어이 中 넘어… 낙후 남부지역 ‘초긴장’

입력
2020.03.20 20:00
수정
2020.03.21 00:12
2면
0 0

콘테 총리 “전대미문의 글로벌 쇼크”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코르소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가 19일 오가는 이 없이 텅 비어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으로 이동제한령이 내려진 이탈리아 로마 시내의 코르소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거리가 19일 오가는 이 없이 텅 비어있다. 로마=EPA 연합뉴스

이탈리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누적 사망자 수가 기어이 중국을 따라잡았다. 게다가 이미 북부를 집어삼킨 바이러스의 기세가 점점 낙후된 남부 지역으로 향하는 중이어서 이탈리아가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의 확실한 거점으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탈리아 보건당국은 19일(현지시간) 오후 기준 전날 대비 사망자가 427명 증가해 총 3,40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코로나19 진정세가 확연한 중국의 누적 사망자는 3,248명이었다. 지난해 12월 코로나19 첫 발병 이후 중국의 사망자 수를 넘어선 국가는 이탈리아가 처음이다. 진원지인 북부 롬바르디아주(州)의 베르가모에선 장례시설이 마비될 정도로 사망자가 폭증해 “한 세대가 사라져버렸다(영국 일간 가디언)”는 평가마저 나왔다.

이탈리아는 서구권에서 최초로 ‘전국 봉쇄’라는 초강경 조치를 꺼내 들었지만 별다른 억제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이날까지 이탈리아의 누적 확진자 수도 전날 대비 15% 가까이(5,322명) 늘어난 4만1,035명으로 잠정 파악됐다.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00명을 돌파한 것도 처음이다. 방역 최전선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의료진의 희생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 북부지역에서만 5명의 의사가 코로나19로 목숨을 잃어 벌써 14명이 숨졌다.

북부에서 시작된 감염은 중ㆍ남부를 차례로 덮쳐 이제 이탈리아 전역이 바이러스 사정권에 들었다. 이탈리아 코로나19 현황을 분석한 조지오 세스틸리 박사는 가디언에 “정부가 9일 북부 도시 봉쇄를 발표하자 많은 이들이 대거 남부로 몰려왔다”며 “이들이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간단치 않다. 상대적으로 낙후된 남부에서 ‘감염 대란’이 발생하면 의료시스템 붕괴는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각종 물자 및 장비 부족은 물론, 예산 삭감으로 지난 2년간 남부의 대형병원 40여곳이 문을 닫으면서 병상 자체가 턱없이 모자란다고 신문은 전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일단 내달 3일까지로 예정된 전국 이동제한과 상점 휴업령을 추가 연장하기로 했다. 유럽연합(EU)에 5,000억유로(약 670조원) 규모의 유로안정화기구(ESM) 구제기금을 풀어 달라는 요청도 했다. 주세페 콘테 총리는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인터뷰에서 “코로나19는 전대미문의 글로벌 쇼크”라며 EU에 강력한 구제를 촉구했다.

국가별 코로나19 현황. 2020-03-20(한국일보)
국가별 코로나19 현황. 2020-03-20(한국일보)

강유빈 기자 yub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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