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 후 재가동 여부 불투명… LG전자도 동유럽 생산라인 비상

유럽 내 급격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삼성전자 TV 공장이 멈춰 섰다. 이미 유럽 등에서 잇따라 조업을 중단한 자동차 업계에 이어 TV 공장까지 가동 중단 사태에 직면하면서 현지에 생산법인을 둔 가전 산업도 ‘도미노 셧다운’ 공포에 휩싸였다. 당장 공장이 돌아가고 있다 하더라도 유럽 내 각국 이동제한 조치와 국경 폐쇄에 따른 물류 수송 및 인력 투입 차질에 코로나19의 팬데믹(Pandemic·세계적 유행) 전개 속도까지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목소리다.
20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슬로바키아 갈란타시(市)에 있는 TV 공장을 오는 23일부터 일주일 동안 가동 중단에 들어간다. 삼성전자 측은 “슬로바키아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심각성을 강조하면서 공장 등의 조업 중단을 권고하고 있어 당국 방침에 협조하고 직원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유럽에 진출한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드는 동유럽에서 생산라인을 가동한다. 삼성전자는 슬로바키아와 헝가리에서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폴란드에는 가전 공장이 있다. LG전자 역시 폴란드에서 냉장고, 세탁기, TV 등을 생산하고 있다. 아직까지 삼성전자와 LG전자 유럽 생산라인 중 조업 중단에 들어간 곳은 삼성전자 슬로바키아 공장 1곳이다.
슬로바키아 공장 중단으로 삼성전자는 일주일 동안 해당 공장에서 담당해 온 물량 일주일치를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다. 슬로바키아 공장 생산 비중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삼성전자는 헝가리 TV 공장 물량으로 일단 유럽 내 수요에 대응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주일 후 재가동이 가능한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앞서 기아차의 경우도 슬로바키아 공장 가동을 2주간 중단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더구나 유럽 각국의 비상사태 선포가 잇따르고 있어 생산기지가 슬로바키아 바깥에 있더라도 언제 추가 셧다운 조치 대상이 될지 몰라 비상 대응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게 업계 진단이다. LG전자 역시 주재원들의 출장을 금지하고 재택근무를 확대하면서 만약의 사태를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슬로바키아 공장에서 일주일 동안 세트(완제품)가 생산되지는 않겠지만 우선 최소 인력은 출근시켜서 조립, 포장 등 부차적 업무는 유지하려 한다”면서도 “일주일 뒤 재가동 여부는 보건당국과 협의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맹하경 기자 hkm0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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