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병원, 질본 “실험실 오염”에 강력 반발
질병관리본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검사를 해온 영남대병원에 대해 실험실 오염 가능성을 이유로 검사중단 행정명령을 내리자 병원과 동문 의료진 등이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김성호 영남대병원장은 20일 “신종 코로나 검사가 애매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의사가 용기 있고 솔직한 것”이라며 “(질병관리본부의 검사중단 발표는) 어느 기관이건 조금 이상하면 보고하지 말라는 이야기나 마찬가지”라고 질본 측을 비판했다.
또 “의학 발전에는 뭐든지 단정적인 게 없고 여러 데이터가 모이고 여러 오류가 있는 사이에 발전하는 것인데 지금 기준에 맞지 않고 일부 오염이 보인다고 해서 모든 걸 오염이라고 단정 짓는 건 성급한 일”이라고 반박했다.
앞서 김 원장은 19일 오후 직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마지막에 최선을 다하면서 어떤 오류가 있었는지는 모르나 검사실의 오염이나 기술의 오류가 있었으면 다른 검사에도 문제가 있었을 텐데 그렇지는 않았다”며 “정도관리(精度管理, 정확도와 정밀도를 유지하기 위한 관리)와 재점검을 통해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고 피력했다.
영남대 병원측은 19일 질본이 신종코로나 검사 중단조치를 취하자 “한 가지 오류를 놓고 실험실이 오염됐다고 검사중단조치를 하는 것은 전체를 매도하는 것”이라고 반발했다. 질본은 지난 18일 신종코로나 의심증상을 보이다 숨진 17세 소년에 대한 검체를 질본과 서울대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등 3곳에서 검사한 결과 모두 음성으로 나왔고, 음성을 보여야 하는 대조군에서도 PCR(유전자증폭) 반응이 나온 점에 비춰 실험실 오염이 된 것 같다며 영남대병원과 합동조사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20일 질본은 영남대병원 관계자와 실험실 환경과 오염 여부, 검사과정에 대한 현지조사를 벌이고 있다.
이와 별도로 온라인상에선 “주작이다” “음성당했다”는 등 정부 발표를 비난하는 글이 쇄도하고 있다. 일각에선 이번 사태의 발단이 된 신종코로나 의심증상을 보이다 숨진 17세 고교생의 시신을 부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하지만 유족 측은 “조용히 보내주고 싶다”며 이날 가톨릭 장례 미사를 지낸 뒤 화장했다.
대구=김재현 기자 k-jeahy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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