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송인 장성규가 ‘워크맨’ 고동완 PD 및 제작진의 ‘일베 논란’에 직접 입을 열었다. 논란이 불거진 지 9일 만이다.
유튜브 채널 ‘세상 모든 JOB을 리뷰한다-워크맨’(이하 ‘워크맨’) 측은 20일 공식 채널에 ‘새벽에 장성규님으로부터 영상을 전달받았습니다. 그 분의 뜻에 따라 편집 없이 올립니다’라는 제목으로 한 편의 영상을 게재했다.
해당 영상 속 담담한 표정으로 등장한 장성규는 최근 불거진 ‘워크맨’ 제작진의 ‘일베 논란’에 대해 “이렇게 영상으로 인사 드리게 됐다. 최근 워크맨과 관련된 사안에 대해 제가 직접 말씀 드리고 싶은 욕심에 이렇게 인사 드린다. 먼저 이번 일로 인해서 상처를 받으신 분들, 또 이번 일로 염려를 끼쳐드리게 된 점 모든 상황에 대해서 죄송하다는 말씀 먼저 올리겠다”고 시청자들을 향한 사과를 건넸다.
이어 그는 “저는 ‘워크맨’을 제 몸처럼 생각한다. 지난 일 년 동안 가장 아끼고 있는 프로그램이고 ‘워크맨’ 덕분에 너무나 행복했고 즐거웠고 여러분들과 함께할 수 있어서 기쁜 마음이 참 컸는데 이런 일로 오해를 하시게 만들고 또 불편하게 만들어드린 점 너무나 마음이 무겁다”며 “사실 일이 있자마자 직접 인사 드리고 대화도 나누고 싶었고 소통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늦어진 것은 혹시나 제 짧은 생각에 여러분들께 바로 표현해드리고 대화를 나눴을 때 더 오해가 커지거나 혹은 또다시 상처를 받으시는 분들이 계시진 않을까 염려가 돼서 좀 신중하게 임하자 하는 마음에서 늦어졌다는 점 말씀 드리고 싶다. 너그럽게 양해해주시길 부탁 드린다”고 논란 이후 9일 만에 직접 입장을 밝히게 된 이유를 전했다.
장성규는 해당 영상을 통해 ‘워크맨-재택부업 편’ 자막으로 인해 불거졌던 고동완 PD 및 제작진의 ‘일베 논란’을 직접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최대한 덤덤하게 말씀 드리고 싶은데 지난 일주일 동안 잠이 잘 안 왔다. 너무나 마음이 무거웠고 어떻게 하면 좋을지, 어떻게 하면 오해를 풀어드릴 수 있을지. 고민 끝에 제가 느낀 그대로를 말씀 드리는 게 최선이 아닐까 하는 판단이 섰다”며 “저희 제작진에 대한 이야기를 꼭 드리고 싶었다. 지난 1년 동안 함께 해온 저희 제작진, 저희 동생들. 사실 저는 뭐 한 거 아무것도 없다. 저희 제작진 덕분에 저희 ‘워크맨’이 이렇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는데, 제가 봐 온 저희 제작진 동생들은 좋은 동생들이다. 여러분들에게 즐거움 드릴 수 있는 콘텐츠 만들고자 하는 마음밖에 없는 아이들이다. 제가 저희 동생들을 평가할 자격은 없지만. 제가 느꼈던 동생들은 여러분들께서 오해하시는 그런 동생들 아니다. 한 번만 믿어주시고 다시 한 번 좀 예쁘게 봐 주시길 부탁 드리겠다. 다시는 이런 일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또 최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일베 논란’에 대해 직접 해명을 전했던 고 PD에 대해서도 “인터뷰 내용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는 의견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최근에 또 고동완 PD가 인터뷰를 했고 기사로 접하신 분들 계실 텐데, 저는 동완 PD가 인터뷰한 내용 전부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저뿐만 아니라 모든 제작진 분들이 큰 애정을 갖고 일주일, 정말 여러분들에게 즐거움 드리고자 하는 마음 하나로 열심히 작업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일 너무나 죄송한 마음이 크다. 반성하고 반성해서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테니 잘 부탁 드린다”라고 말했다.
끝으로 장성규는 향후 ‘워크맨’을 통해 건강한 웃음을 전하겠다는 약속을 덧붙였다.
그는 “저희가 여러분에게 드릴 수 있는 최선의 모습은 앞으로 더 실수 없이 즐겁고 또 한편으론 유익한 정보들도 드릴 수 있는 콘텐츠를 선물해 드리는 게 아닌가 싶다. 노력하겠다. 더 조심하고 더 신중하겠다”며 “저희 동생들 예쁘게 봐 주시길 부탁 드리면서 인사 드리겠다. 짧지 않은 이야기 들어주셔서 감사하고 건강한 웃음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할 테니 앞으로도 많은 관심으로 함께해주시길 부탁 드린다”라고 말하며 영상을 끝마쳤다.

고 PD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앞서 지난 11일 ‘워크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재택부업’ 에피소드의 피자 상자 접기 아르바이트 중 등장한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에서 비롯됐다.
해당 자막을 두고 일부 시청자들이 ‘노무’가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베’(일간 베스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라고 지적한 것이다. 이들은 해당 단어 뒤에 한자까지 병기해가며 원 의미로서의 사용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논란이 커지자 당시 ‘워크맨’ 측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1차 사과문을 게재하고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한 뒤 ‘재택부업’ 편 영상을 삭제했다.
그러나 1차 사과문 공개 이후에도 비난 여론은 이어졌고, ‘워크맨’ 측은 지난 14일 2차 사과문을 내고 “당사는 관리자와 제작진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기로 했으며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시청자들의 비난은 잦아들지 않았고, 결국 채널 구독자 수 19만명 이탈이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고 PD는 지난 17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를 통해 당초 공개된 1, 2차 사과문은 직접 작성한 것이 아니며 자신을 비롯한 제작진은 일베와 전혀 관련이 없음을 밝히며 해명에 나섰다.
또 고 PD는 일각에서 오해를 빚었던 자신의 ‘워크맨’ 하차 소식에 대해서도 “이미 2월께 협의를 시작했던 사안으로, 논란이 불거지기 전 이미 퇴사일이 확정됐었다”고도 전했다. 고 PD는 다음 달 초까지 정식 출근을 한 뒤, 오는 5월 초 JTBC 스튜디오 룰루랄라를 퇴사해 새로운 거취를 결정할 예정이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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