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 형태의 글 남기고 사라진 지 9시간 만에 양산 한 기도원서 발견
미투(Me too) 의혹이 제기돼 공천이 취소된 김원성 미래통합당 최고위원(부산 북ㆍ강서을 예비후보)이 극단적 선택을 암시하는 글을 남긴 채 잠적했다가 무사한 상태로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오전 3시 35분쯤 김 최고위원은 부산 북구 화명동 자택을 나와 택시를 타고 경남 양산 통도사 부근에서 내린 뒤 사라졌다가 이날 낮 12시 40분쯤 양산의 한 기도원에서 발견됐다. 김 최고위원의 건강에는 문제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김 최고위원은 자필로 쓴 유서 형태의 글을 남기고 잠적했다.
글에서는 ‘우리 아이들에게 부끄럽지 않은 아빠가 되는 길은 이 길밖에 없다고 생각해 집을 나서니 용서해 주길 바란다’, ‘정치가 함께 행복한 꿈을 꾸는 거라고 당신을 설득했던 내가 참 한심하고 어리석었던 것 같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었다.
또 ‘미투인지 뭔지 모르는 내용이고 설명할 기회조차 없었으니 믿어주면 좋겠다’, ‘주위 분들에게 연락 드려 내 원통함을 풀어줬으면 좋겠다’, ‘내 주위에는 호남 친구들과 지인이 많은데 지역에 대한 편견은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고 얘기도 좀 달라’는 등의 내용도 담았다.
19일 미래통합당은 앞서 김 최고위원의 공천을 취소하고 김도읍 의원을 전략공천 했다.
미투 의혹과 호남 차별 발언 등이 투서의 방식으로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고, 김 최고위원은 “반칙과 음해이자 모략이고 배후에 김도읍 의원이 있다”고 강력히 반발하면서 무소속 출마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이에 김도읍 국회의원 측은 허위사실 유포를 중단하지 않으면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을 시사했다.
부산=권경훈 기자 werthe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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