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가 연일 세계 금융시장을 전대미문의 대혼란에 빠트리고 있다. 18일 미국, 유럽 증시가 5% 이상 곤두박질친 데 이어 19일 코스피는 8%가 넘는 폭락세를 기록하며 10년 8개월 만에 1,450선으로 추락했다. 원ㆍ달러 환율은 1,300원선에 육박하며 11년 만에 최고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공포는 외환시장으로도 번지고 있다. 각국이 국가간 이동을 제한하고 수조원대 부양책을 쏟아 붓는 ‘극약처방’에도 금융시장은 중증 감염증세를 보이는 형국이다.
19일 국내 증시는 패닉 자체였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무려 133.56포인트(8.39%) 떨어진 1,457.64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8년 10월 24일(10.57%) 이후 최대 하락폭이다. 종가로는 2009년 7월 17일(1,440.10) 이후 10년 8개월 만에 최저 수준이다.
코스닥은 전날 대비 무려 11.71% 내린 428.35로 장을 마쳤다. 유럽 재정위기 당시인 2011년 10월 5일(421.13) 이후 8년 5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날 코스닥은 1996년 시장 개장 이래 역대 최고 하락률을 기록했다.
코스피ㆍ코스닥 시장에선 이달 들어 두 번째 동시 거래중단(서킷브레이커) 조치가 발동되기도 했다. 끝 모를 투매행렬에 두 지수가 8% 이상 급락하자 이날 낮 12시 5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 20분간 모든 거래가 일시 중단됐다. 양대 시장에서 동시에 서킷브레이커가 발동된 건 지난 13일에 이어 역대 두 번째다.
최근 11거래일 동안 ‘순매도 행렬’ 중인 외국인은 이날도 코스피시장에서 6,166억원 어치 물량을 내던지며 하락세를 주도했다. 이 기간 외국인 순매도 규모는 8조5000억원 달한다. 기관이 2,900억원, 개인은 2,451억원을 각각 순매수했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달러당 40.0원 치솟은 1,285.7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2009년 7월 14일(1,293.0원) 이후 10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원ㆍ달러 환율은 코스피가 1,500선을 위협받으며 폭락하자 장중 한때 1,300원에 육박(1,297.5원)하기도 했다. 정부의 금융시장 안정대책 등으로 상승폭을 다소 줄였지만 이날 고점과 저점의 차이(49.9원)는 2010년 5월 25일(53원) 이후 약 10년 만에 최대였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하락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전장 대비 1.04% 하락한 1만6,552.83으로 거래를 마쳐 3년 4개월 만에 1만7,000선이 무너졌다. 중국 상하이종합과 홍콩 항셍, 대만 자취안 등 중화권 지수도 일제히 하락했다.
조아름 기자 archo120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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