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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전통 원광대 음악과 폐지… “지역 예술 맥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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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9년 전통 원광대 음악과 폐지… “지역 예술 맥 끊겨”

입력
2020.03.19 16:59
수정
2020.03.19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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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광대학교 음악과 재학생과 동문들이 폐과에 반대하는 연주 시위를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원광대학교 음악과 재학생과 동문들이 폐과에 반대하는 연주 시위를 하고 있다. 비상대책위원회 제공

원광대학교가 49년 전통의 음악과를 폐과하기로 결정한 데 대해 구성원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학교 측이 경쟁력 없는 학과를 없애겠다는 방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지만 구성원들은 “구체적인 지표 제시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였다”며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원광대는 18일 교무위원회를 열고 음악과를 폐지하고 내년도부터 신입생 모집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19일 밝혔다. 학교 측은 70여개 학과를 대상으로 학생 충원율과 재정기여도, 취업률 등을 평가한 결과 음악과가 최하위권에 해당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음악과 동문과 재학생들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하고 학교 측에 결정 철회를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불법적인 정원조정으로 신규 학과를 개설해 교육부에 적발되자 이를 복구하기 위한 방편으로 음악과를 희생양으로 삼고 있다”며 “폐과에 대한 구체적인 지표도 제시하지 못해 공정성을 잃은 처사”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학과에서는 교과과정의 단순화ㆍ실기 강화를 통한 맞춤형 교육, 취업률 향상을 위한 산학협력 연주회 개최, 실기지도교사 자격증 부여, 매니지먼트 회사 설립, 프리랜서 양성화를 통한 경쟁력ㆍ취업률 향상 방안 등 충분한 자구책을 만들어 제안했다”며 “하지만 학교는 이를 묵살하고 무원칙하고 자의적인 판단을 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대위에 따르면 원광대 음악과는 1971년 5월 호남지역 최초로 신설돼 49년간 예술지도자와 서양음악 및 국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인재를 배출하고 지역의 문화예술을 이끌었다. 3,000여명의 동문이 있으며 이번 학과 폐지 결정으로 맥이 끊어지게 됐다.

이들은 “음악은 창의력의 원천이고 모든 학문, 종교와 깊은 역사적 연관성을 갖고 있으며 사회의 문화적 척도를 가름하는 기준이 돼왔다”며 “역사와 전통 있는 음악과를 없애는 것은 익산시민과 호남 예술 전체를 말살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성토했다.

배병연 비상대책위원장은 “그동안 음악과가 원불교의 각종 행사를 지원하고 원불교 음악의 보급에 크게 기여해왔다”면서 “학문의 다양성을 외면한 채 경제적 논리만으로 폐과를 결정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어 학교가 방침을 철회할 때까지 반대 운동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하태민 기자 ham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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