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국자들 “필요하면 해야”
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내외국인에게 적용하던 강화된 입국 절차(특별입국절차)가 전세계로 확대된 첫날인 19일 입국자가 급감한 영향으로 인천국제공항 분위기는 비교적 차분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발 오로라항공 HZ5436편을 타고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한 승객들은 특별입국절차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 정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입을 막기 위해 이날 0시부터 특별입국절차를 해외에서 들어오는 모든 내외국인으로 확대했다.
사업차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다가 귀국했다는 안욱전(38)씨는 “(정부가) 특별입국절차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면 하는 게 맞다”라며 “블라디보스토크는 은행 창구 직원을 빼고는 마스크를 쓰지 않는 등 유난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블라디보스토크에 있는 회사를 다닌다는 김현하(33)씨는 “러시아 정부가 어제부터 5월 1일까지 모든 외국인 입국을 금지한다고 해서 못 돌아가는 것에 대한 불안감이 조금 있다”라며 “특별입국절차가 크게 불편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데, 비즈니스 등 예외를 두고 외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하는 것도 고려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 현지 분위기에 대해서는 “모스크바는 식료품을 구하기 어렵다고 들었는데, 러시아 동쪽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라며 “공항 직원들 말고는 마스크를 쓴 사람을 찾아보기 어렵다”고 했다.
특별입국절차가 이날부터 전세계로 확대됐으나 신종 코로나 사태로 입국자가 크게 줄면서 큰 혼란은 없었다. 이날 128석 규모의 오로라항공 HZ5436편 승객은 19명에 불과했다. 이중 14명은 환승객이었다. 인천공항 입국자는 중국발 노선에 대해 특별입국절차를 첫 적용한 지난달 4일 7만7,068명이었으나 이날 6,329명(출국 5,339명)에 그쳤다. 이는 지난달 4일 중국발 입국자(8,963명)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특별입국절차 확대에 따라 모든 입국자는 열화상카메라와 체온계를 이용한 2단계 발열 검사를 받고 건강상태확인서를 써서 내야 한다. 국내 주소와 연락이 가능한 전화번호도 확인돼야 한다.
또 휴대폰 자가진단 어플리케이션(앱)을 설치하고 입국 후 14일간 발열, 인후통 등 의심 증상이 있는 여부를 살핀 뒤 그 결과를 앱에 입력해야 한다. 2일 이상 증상이 있을 경우에는 보건당국이 의심 환자 여부를 판단해 검사 안내 등 조치가 이뤄진다. 유증상자를 사전에 차단하고 무증상자를 추적관리하기 위한 방안이다.
특별입국절차는 지난달 4일 중국발 노선에 처음으로 적용됐다. 이후 홍콩ㆍ마카오(2월12일), 일본(3월9일), 이란ㆍ이탈리아(3월12일), 프랑스ㆍ독일ㆍ스페인ㆍ영국ㆍ네덜란드(3월15일)로 점차 확대됐다.
이환직 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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