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의 청결한 관리도 특급호텔처럼 할 수 있습니다.”
어려운 일은 아니라고 했다. 정해진 순서와 어느 정도의 요령만 읽히면 수월하다는 게 23년차 베테랑 호텔리어의 조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기승을 부리는 요즘이기에 그가 전한 노하우는 더 가깝게 들려왔다.
지난 17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서울 이그제큐티브 타워에서 만난 호텔리어 이용경(46) 헤드매니저는 “순서에 맞게 청소만 잘해도 개인의 건강까지 지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사태로 학교 개학이 연기되고 재택근무도 확대되면서 집 안 청결에 대한 관심이 높다. 매일 마스크 착용과 손 소독으로 개인 위생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집 안의 청결 지수에 대한 확신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헤드매니저는 집안에서도 호텔 부럽지 않은 쾌적한 환경을 충분히 갖출 수 있다고 전했다. 롯데호텔서울의 객실관리팀을 책임진 그는 ‘하우스키핑’ 전문가다. 이 호텔내 1,000여개의 객실 정비도 그의 손에서 출발한다.
“객실 하나를 정비하는데 45~50분의 시간이 소요되며 무려 900가지 이상의 동작이 필요합니다. 청소란 무작위로 이뤄지는 게 아니라 표준화된 매뉴얼에 따라 실행하는 영역이죠. 집 청소도 마찬가지예요. 짧은 시간에 최대 효과를 낼 수 있어야 합니다.” 청소도 노동집약적인 단순 작업 이상의 체계적인 손길이 필요하다는 게 그의 판단이다.
일반적으로 특급호텔 하우스키핑은 객실 상태 확인, 쓰레기 치우기, 침구 정리, 욕실 청소, 먼지 제거 등의 청소 순서를 오래도록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객실을 정비할 수 있도록 매뉴얼화 돼 있다. 이 헤드매니저는 집안의 기본 청소 요령도 귀띔했다. “집 청소도 순서를 설정하고 주기적으로 실행하는 게 중요합니다. 집 안의 가장 안쪽에서 바깥쪽으로, 다시 말해 각 방에서 청소를 시작해 거실에서 끝내는 게 방법입니다.”
“객실로 들어가는 문은 청소의 출발이자 끝”이라고 소개한 그는 특히 문 청소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집으로 들어가는 입구인 현관도 밖에서부터 따라 들어온 각종 먼지와 세균이 가득해요. 특히 현관문 손잡이에는 수많은 세균이 있어 알코올이나 손 세정제를 이용해 2~3회 정도 닦아야 합니다.”
롯데호텔서울 객실 문에 부착된 약 10㎝ 길이의 ‘클린존 방역안심객실’ 스티커도 이런 의미에서 활용되고 있다. 호텔 이용객들에게 그 만큼 코로나19 방역과 청결에 애쓰고 있다는 분위기를 전달하기 위해 고안됐다. 호텔 문 손잡이의 경우, 객실 담당 직원이 비닐장갑을 낀 채 알코올 등으로 항상 소독할 정도로 예민한 곳이다.
그는 TV리모콘이나 냉장고 손잡이 등 자주 손이 닿는 곳은 살균티슈로 꼼꼼히 닦고, 커튼이나 소파 등 직물 제품은 분무형 알코올 소독제로 5회 분사 후 자연 건조해주는 게 좋다고 했다.
침구 정리 방법도 빼놓지 않았다. 침대 매트리스와 이불은 집 먼지 진드기가 가장 많이 서식하기 때문에 확실한 청소가 필요하다. 침구는 햇볕에 6시간 이상 말린 뒤 힘껏 털어내는 게 기본이다. 그는 “이불 집먼지 진드기는 충격에 약해 이불을 두드리기만 해도 70% 이상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청소를 다 마쳤다고 끝낸 게 아니다. 몸에 간접적으로 묻은 오염된 먼지들을 직접적으로 제거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는 “호텔의 전문 하우스키퍼들은 한 개의 객실정비를 완료하면 꼭 손을 씻고, 입을 가글로 헹궈주면서 개인 위생도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며 “내 집 청소 후에도 개인 위생을 신경 써야 집의 청결도가 100% 완성된다”고 강조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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