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교수 “집세ㆍ전기ㆍ수도세 깎아주는 게 더 효과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국민 1인당 현금 2,000달러(약 251만원)를 지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장하준 영국 캠브리지대 경제학부 교수가 “돈을 주면 뭐하나. 가서 쓸 수가 없는데”라며 실효성을 지적했다.
장 교수는 19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돈을 주면 어느 정도는 쓰겠지만 지금 문제는 돈이 있어도 쓸 수 없는 상황”이라며 “하다못해 미국은 한국같이 택배가 잘돼 있는 것도 아니지 않나”라며 이 같이 밝혔다. 장 교수는 “진짜 사람들을 도와주려면 기본 생활에 필요한 비용들, 어차피 나가야 되는 돈인 집세라든가 전기 값, 수도 값 그런 걸 도와줘야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기업들이 사정이 안 좋아서 해고해야 될 인원들을 해고 안 하고 데리고 있으면 그 임금의 상당 부분을 정부에서 보조를 해 준다든가”라고 덧붙였다.
장 교수는 현금 지급에 대해서는 국내 사정도 다르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다른 나라에 비하면 인터넷 쇼핑, 배달이 발달해서 현금 지급 방식이 조금 더 효과가 있긴 하겠지만 기본적인 공과금 등을 깎아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금 사람들이 나가서 뭐 먹고 쓰고 할 환경이 안 돼 있다”며 “그러면 차라리 생활하는 데 필요한 돈들을 깎아주는 게 저는 더 효과적일 거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미국 연방상원은 18일(현지시간)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1,000억 달러(약 125조원) 규모의 긴급 예산 법안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인 1인당 2,000달러의 현금을 지급하는 방안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날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행정부가 4월과 5월 두 차례에 걸쳐 1,000달러짜리 수표를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라고 보도했다.
박민정 기자 mjm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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