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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표현에 인종혐오 논란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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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중국 바이러스’ 표현에 인종혐오 논란 확산

입력
2020.03.19 07:28
수정
2020.03.19 1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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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표현 조심해야” 지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워싱턴=로이터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 와중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국 바이러스’ 표현을 두고 인종차별 논란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확한 표현”이라고 주장하지만, 중국이 강력 반발하는 건 물론 세계보건기구(WHO)까지 나서 우려를 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이유를 묻는 질문에 “중국에서 왔기 때문”이라고 잘라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전혀 인종차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또 백악관의 한 관리가 코로나19를 ‘쿵 플루(kung flu)’라고 불렀다고 비판한 한 중국계 기자의 전날 트윗과 관련해서도 “바이러스가 중국에서 왔다는 것에 사람들은 아마 100%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미군이 우한에 바이러스를 퍼뜨렸을 수 있다’는 중국 정부의 주장에 대한 반격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중국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공식석상에서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쓰자 지난 12일 외교부 대변인이 나서 ‘미군 유포설’을 주장했다. 지난해 10월 우한에서 개최된 세계군인체육대회에 참가한 미군이 코로나19를 퍼뜨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근거는 미국에서 독감 사망자 중 사후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왔다는 정도였을 뿐이다. 이는 미중 간 신경전을 더 심화시켰고, 급기야 16일엔 양국 외교수장 간 비난전까지 벌어졌다.

이 와중에 트럼트 대통령이 연일 ‘중국 바이러스’ 운운하자 왕이(王毅)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또 한번 발끈했다. 그는 러시아 등 3국 외교장관과의 연쇄 통화에서 미국을 겨냥해 “전염병에 오명을 씌우거나 특정 국가를 겨냥하는 모든 행위에 반대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논란이 커지자 WHO가 나섰다. 마이클 라이언 WHO 긴급대응팀장은 “‘중국 바이러스’라고 부르는 일은 의도치 않은 ‘인종 프로파일링(추적)’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바이러스에는 국경이 없다”며 “감염병은 민족이나 피부색 등과 상관이 없다”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의 지적도 이어졌다. 스콧 케네디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중국 전문가는 “이 용어의 사용은 중국과 중국 공산당은 물론 일반 중국인에 대해서도 증오와 공포를 증폭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저명한 중국계 미국인들의 모임인 ‘100인 위원회’의 공공정책위원장인 찰리 우도 “국가비상사태 때 정부의 언어가 오히려 국민을 분열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손성원 기자 sohns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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