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남자의 기억법’이 과잉기억증후군이라는 신선한 소재와 함께 앞으로가 기대되는 멜로드라마의 문을 열었다.
MBC 새 수목드라마 ‘그 남자의 기억법’은 과잉기억증후군으로 1년 365일 8760시간을 모조리 기억하는 앵커 이정훈(김동욱)과 열정을 다해 사는 라이징 스타 여하진(문가영)의 상처 극복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다.
18일 오후 방송된 ‘그 남자의 기억법’에서는 과잉기억증후군을 앓고 있는 이정훈의 과거사와 함께 이정훈 여하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6살 때부터 모든 것을 기억해 온 이정훈은 현재 남자 대한민국 뉴스 시청률 1위인 ‘뉴스 라이브’를 진행하는 완벽주의자 겸 ‘폭로 전문’ 앵커로 활동 중이었다.
반면 SNS 860만 명을 거느린 차세대 라이징 스타 여하진은 철없는 듯, 낙천적인 성격의 소유자로 만인의 사랑과 질투를 한 몸에 받는 ‘트러블 메이커’였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이정훈이 진행하는 ‘뉴스 라이브’에 여하진이 영화 홍보를 위해 출연하면서 이루어졌다. 이정훈은 첫 만남에서 여하진이 보여 준 철없는 모습에 질색하며 늘 그래왔듯 출연자인 여하진의 실제 이미지를 폭로하기 위해 앵커석에 앉았지만, 인터뷰 도중 여하진이 꺼낸 “그냥 단순하게 다섯이나 여섯까지만 세면서 살고 싶다”는 한 마디에 뜻밖의 방송사고를 내고 말았다. 과거 자신의 눈앞에서 추락사로 사망한 첫 사랑 정서연(이주빈)이 자신에게 남겼던 이야기와 같았기 때문이었다.
그런 이정훈에게 손을 내민 것은 여하진이었다. 여하진은 생방송 중 모든 사고를 정지시켜버린 이정훈을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 “괜찮냐”며 손을 뻗었고, 이정훈은 자신을 붙잡은 여하진의 손을 잡으며 두 사람의 운명적인 만남이 시작됐음을 예고했다.
이번 작품은 지난 해 ‘특별근로감독관 조장풍’을 통해 MBC 연기 대상을 수상한 김동욱의 안방극장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바다. 이날 드라마의 포문을 연 이후 극의 중심을 탄탄하게 이끈 김동욱은 작품에 임하는 자신의 각오대로 ‘대상의 무게감을 증명해 보이는 데’ 성공했다.
빈틈없는 연기력을 기반으로 메인 시간대 뉴스 라이브 앵커석을 꿰찬 이정훈으로 완벽하게 변신한 김동욱은 이날 냉철하면서도 과거 사망한 첫 사랑을 잊지 못한 채 기억 속에 갇혀 사는 모습을 세밀하게 그려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차세대 라이징 스타 여하진으로 분한 문가영의 연기 변신도 기대 이상이었다. 앞선 출연작들에서 다양한 역할로 변신해 왔던 문가영은 이번 작품에서 낙천적인 ‘트러블 메이커’ 라이징 스타의 옷을 완벽하게 입었다.
다소 철 지만 사랑스럽고, 순수한 매력으로 무장한 여하진을 통해 그 동안의 이미지를 탈피한 문가영은 앞으로 김동욱과 보여줄 극과 극 케미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첫 정극에 도전한 ‘프로듀스X101’ 출신 업텐션 이진혁의 연기력 역시 선전했다. 앞서 제작발표회에서 다소 긴장한 모습을 보였던 이진혁은 김동욱(이정훈 역)과의 호흡에서도 돋보이는 존재감을 과시하며 향후 연기 행보에 청신호를 켰다.
이 외에도 윤종훈 김슬기 이주빈 김창환 장영남 이승준 등 감초 배우들의 구멍 없는 연기력이 더해지며 ‘그 남자의 기억법’은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신선한 소재와 주인공들의 호연이 더해진 ‘그 남자의 기억법’이 전작 ‘더 게임: 0시를 향하여’가 남긴 다소 아쉬운 성적을 만회하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된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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