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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미래한국당 “비례 당선권 4, 5명 조정”… 1번 조수진은 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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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발 물러선 미래한국당 “비례 당선권 4, 5명 조정”… 1번 조수진은 고수

입력
2020.03.19 04:30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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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영입 인재 20번 이내 배치... ‘한 식구’ 지분 갈등 봉합될지 미지수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미래한국당 한선교 대표가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미래한국당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당사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나홀로 공천’으로 ‘모(母)정당’인 미래통합당과 갈등을 빚은 미래한국당이 18일 비례대표 공천 명단을 일부 조정하기로 했다. 애초 황교안 통합당 대표가 비례대표 1번으로 요구했던 윤봉길 의사의 장손녀 윤주경 전 독립기념관장(21번) 등 통합당 영입인사 5명 정도가 당선 안정권에 해당하는 20번 안쪽에 배치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감정의 골이 깊어진 두 당 간 갈등이 봉합 국면으로 접어들지는 미지수다.

미래한국당은 이날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가 이틀 전 마련한 46명의 비례대표 후보자 추천 명단 중 당선권인 20번 이하 명단에 대해 일부 재의 결정을 내렸다. 통합당의 지속적인 재검토 압박에 일부 조정이란 절충안을 내놓은 것이다. 최고위원들은 상위 순번 중 8명 정도를 부적격으로 보고 교체해야 한다고 의견을 모은 뒤, 공관위와 논의 끝에 5명 이상 교체로 최종 결정했다.

공병호 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취업 사기와 학력 위조 등 의혹이 제기된 11번 권애영 전 자유한국당 전남도당위원장에 대해서만 재심의하겠다는 완강한 입장이었다. 그러나 최고위원들의 설득에 한발 물러서 교체 규모를 늘리기로 한 것이다.

공관위는 최고위원회 의결 뒤 곧바로 회의를 열어 순번 조정 논의에 들어갔다. 6시간이 넘는 마라톤 회의 끝난 뒤, 공 위원장은 기자들과 만나 “(당선권) 4, 5명 정도가 교체될 것 같다”면서도 “1번은 바꿀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1번에 배치된 조수진 전 동아일보 논설위원은 한선교 미래한국당 대표가 직접 영입한 인사다. 원안에서는 당선권 밖으로 밀렸던 윤 전 관장(21번)이 3번에, 이종성 한국지체장애인협회 사무총장(22번) 등 다른 통합당 영입인재들도 20번 안으로 들어올 것으로 알려졌다.

공 위원장은 이 같은 조정이 통합당과 협의를 거친 것이냐는 질문에 “합의된 걸 이행한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통합당이 조정된 비례대표 명단에는 반대하지 않을 것이란 뜻이었다. 미래한국당 공관위는 이르면 19일 확정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통합당과 미래한국당의 갈등이 완전히 해결됐다고 보기는 이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황교안 통합당 대표는 미래한국당이 원점으로 돌아가 명단을 다시 짜야 한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한선교 대표에 대한 신뢰가 깨져, 바뀐 명단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황 대표 측근은 “5명 안팎 교체는 미봉책에 불과하다”고 부정적 입장을 드러냈다. 통합당이 10석 정도의 비례의석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자체적으로 비례대표 후보를 내거나, 아예 제2의 또 다른 위성정당을 창당하는 시나리오를 접은 상태가 아니라는 얘기다.

통합당은 지난달 전신인 ‘자유한국당’ 당명을 다른 정당이 쓰는 것을 막기 위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자유한국당 창당준비위원회(창준위)를 등록했다. 창준위 대표는 통합당 사무처 노동조합위원장인 오영철씨다. 오씨는 미래한국당 창준위 결성 때도 대표로 이름을 올렸다. 통합당 관계자는 “자유한국당 정식 창당은 2, 3일 만에도 가능하다”며 “총선 후보자 등록 신청이 마감되는 27일까지만 명단을 확정하면 되기 때문에 시간적 여유가 충분하다”고 했다. 하지만 이를 실행할 경우, 태생부터 꼼수라는 지적을 받아 온 미래한국당의 공천에 또 다시 꼼수로 맞선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인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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