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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없이 확진자 접촉’ 김강립 차관 등 복지부 8명 자가격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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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 없이 확진자 접촉’ 김강립 차관 등 복지부 8명 자가격리

입력
2020.03.18 21:14
수정
2020.03.19 08:55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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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당제생병원장 등과 13일에 90분간 간담회... 金차관 17일엔 국회 방문하기도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 연합뉴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제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차관). 연합뉴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을 포함해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주도하고 있는 공무원 8명이 확진환자와 접촉, 14일간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김 차관 등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실내에서 확진환자와 1시간 30분가량 대화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18일 “역학조사 결과 지난 13일 병원장 간담회에 참석했던 김 차관 등 복지부 직원 8명이 접촉자로 분류됐다”며 “이들은 관련 지침에 따라 2주간 자가격리 된다”고 밝혔다. 김 차관 등 중안본 핵심 인사들이 확진환자가 된 것은 아니다. 이들이 자가격리 기간 중 증상을 보이면 검사를 거쳐 확진 여부를 가리게 되고, 증상이 없는 상태로 14일이 지나면 격리가 해제된다.

김 차관 등이 자가격리에 들어간 것은 이날 오전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의 이영상 원장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으면서다. 김 차관 등은 이 원장과 지난 13일 오후 2시 서울 중구 콘퍼런스 하우스 ‘달개비’에서 진행된 병원장 간담회 자리에서 만났다. 방역당국은 역학조사를 통해 이 원장의 신종 코로나 관련 증상이 이보다 앞선 지난 11일 혹은 12일쯤 나타난 것으로 판단했다. 간담회 날 이 원장은 이미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뒤였던 셈이다. 당시 간담회에 정부 측에선 주재자인 김 차관을 비롯해 국장 2명, 과장 1명 등 복지부 공무원 8명이, 민간에서는 이 원장 등 종합병원장 23명이 참석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의 치료병상 확충을 위한 협조를 구하고 병원들의 어려움을 듣기 위해 마련한 자리였다. 간담회에 참석했다가 자가격리에 들어간 복지부의 한 공무원은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공무원들과 병원장들 사이에 악수가 오간 것으로 기억한다”며 “간담회는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고 전했다. 음료만 나오고 식사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차관은 17일에는 추경 예산 통과를 위해 국회를 방문하기도 했다.

김 차관 등이 최소 14일 간 자리를 비우게 되면서 방역 컨트롤타워의 공백이 불가피해졌다. 김 차관은 정부가 감염병 위기단계를 최고 수준인 ‘심각’으로 격상한 뒤 국무총리가 지휘하는 중안본의 1총괄조정관을 맡아왔다. 신종 코로나와 관련한 부처 대책을 조율하고 거의 매일 국민에게 설명한 인물이다. 김 차관의 업무는 당분간 중안본 1통제관 겸 중앙수습대책본부 총괄책임자인 노홍인 복지부 보건의료실장이 이어 받는다.

모범을 보여야 할 당국자들과 의료 전문가들이 밀폐된 공간에서 서른 명이 넘게 모이면서도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악수를 나누는 등 감염병 예방 수칙을 따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 차관은 17일 정례 브리핑에서 정부 당국자들의 감염 예방 대책을 묻는 질문에 “기본적인 손 씻기나 특별히 위험한 지역에서 실내에서 장시간 회의를 한다거나 할 때 마스크 착용을 하는 등 일반 위생수칙을 철저하게 이행하는 것이 답”이라고 언급했는데 본인의 말을 지키지 못한 셈이 됐다. 분당제생병원은 신종 코로나에서 안전하다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음에도 지난 5일 첫 확진 사례가 나타난 이후 지금까지 확진환자 29명이 나왔다.

한편 지난 6일 이영상 원장 등과 대책회의를 했던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은 두통과 콧물 증상이 있다며 이날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됐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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