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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순간의 방심과 안이함이 초래한 대구 요양병원 집단감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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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순간의 방심과 안이함이 초래한 대구 요양병원 집단감염

입력
2020.03.19 04:30
2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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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진자가 70명 이상이 발생한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 앞에서 18일 오후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코로나19 확진자가 70명 이상이 발생한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 앞에서 18일 오후 보건소 관계자가 방역작업을 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대구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18일 70명 이상의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했다. 대구시가 고위험 시설인 요양원과 요양병원을 전수조사하는 과정에서 집단감염이 확인된 것인데, 확진자는 앞으로도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신규 확진자보다 완치자의 숫자가 많아 확산세가 꺾이는 것처럼 보였지만 취약시설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하거나 방심할 경우 이처럼 순식간에 확산세가 반등할 수 있다. 지금까지의 안정화 노력이 수포로 돌아가지 않도록 취약시설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점검이 필요하다.

한사랑요양병원 집단감염은 병원 관계자들의 안이한 초기 대응 때문이라는 점에서 아쉬움이 크다. 병원 관계자 17명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7~8일 전 증상이 처음 발현된 관계자들이 많았다. 하지만 이들은 집에서 대기하지 않고 병원에 나와 업무를 계속했다. 증상이 발현되면 출근하지 않고 집에서 경과를 지켜보다가 선별진료를 받도록 한 보건당국의 지침을 병원 관계자들이 준수하지 않으면서 병원 내 확산이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 최고도로 관리돼야 할 요양병원의 환자관리가 허술했다는 점도 이해할 수 없다. 주민들에 따르면 이 병원 환자 상당수가 병원 뒷문으로 나와 인근 가게에서 술과 담배, 음식 등을 구입한 뒤 골목에서 음주와 흡연을 했다고 한다. 요양병원에 대한 느슨한 관리가 자칫하면 지역사회의 집단감염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

코로나19의 국내 유입 이후 전국 1,470여곳에 달하는 요양병원들은 집단감염 취약시설로 지목돼 왔다. 노후한 곳이 많은 데다 기저질환이 있는 노령층이 많이 입원해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가 6~8인실로 운영돼 한 명의 확진자만 나와도 급속히 퍼질 가능성이 높다. 출퇴근하는 의료인, 요양보호사, 간병인만 20만명에 가깝다. 앞서 부산 아시아드 요양병원, 부천 하나요양병원 등 전국 각지의 요양병원에서 산발적으로 확진자들이 발생한 것도 이런 환경 때문이다. 요양병원에서의 집단감염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병원관계자들의 철저한 개인위생 준수가 전제돼야 함은 물론이다. 요양병원의 열악한 사정을 감안, 당국은 방역을 위한 의약품과 방역물품 등을 선제적으로 지원할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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