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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콜콜 What] ‘인사’ 자화자찬한 日, 몸 숙이는 인사가 일본 문화라고요?

입력
2020.03.18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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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HK “비접촉형 일본식 인사, 세계 주목 받을지도”

일본 NHK 방송에서 13일 몸을 숙이는 인사를 '일본식 인사'라고 소개했다. 게티이미지뱅크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2일(현지시간) 호르스트 제호퍼 내무장관에게 악수를 청했다가 거절당했던 일화 모두 기억나시나요? 세계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악수 등 접촉을 피하려는 움직임이 확산하는 와중에 발생한 일인데요. 영국 보건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하나로 국가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악수 행위를 금지하라고 권고했고, 프랑스 보건당국도 볼키스 인사법인 ‘비주’(bisou)를 제제하라고 했었죠.

이런 상황에서 일본에서 뜻밖의 보도가 나왔습니다. 서로 접촉하지 않고 고개나 허리만 숙이는 인사 문화를 자화자찬하며 해당 인사법을 ‘일본식 인사’라고 강조한 내용이었습니다. 일본 NHK 방송은 13일 “코로나19 감염이 확대되면서 악수나 포옹을 하지 않는 대신, 인터넷 등에서 접촉을 삼가는 새로운 인사가 주목 받고 있다”며 각국의 인사법에 대해 조명했습니다.

해당 보도에서는 합장을 하듯 두 손을 모으고 고개를 살짝 숙이는 태국 식 인사법인 와이(Wai), 팔꿈치를 맞대는 인사, 중국을 중심으로 확산한 발끝을 맞대는 인사 등을 소개했습니다.

몸을 숙이는 인사법도 함께 다뤘습니다. 문제는 해당 인사를 ‘일본식 인사’라고 소개한 점입니다. NHK는 “일본식 인사는 서로에게 고개를 숙이는 행위로 어딘가 공손함을 느끼게 한다”며 “문화에 정통한 전문가들은 비접촉형 일본식 인사가 세계의 주목을 받을지도 모른다고 말한다”고 보도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24일 한중일 정상회의 참석차 방문한 중국 청두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만나 악수를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 등에서 흔히 하는 고개나 허리를 굽히는 인사가 정말 ‘일본식’ 인사법일까요? 한마디로 표현하면 유래를 알기 어렵습니다. 워낙 광범위하고 뿌리 깊게 자리 잡힌 문화이기 때문입니다.

몸을 굽히는 인사는 ‘절’에 해당합니다. 절의 사전적 정의는 몸을 굽혀 경의를 표하는 것을 말합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절이 언제 비롯됐고, 원초적인 형태가 어땠는지 알려주는 구체적인 문헌 기록은 없다고 해요. 다만 조선 세종이 지은 불교 찬가인 ‘월인천강지곡’ 등 15세기 문헌에 ‘졀’ 혹은 ‘절’이라고 나오는 것을 보면 적어도 15세기 이전부터 이런 문화가 있었던 것으로 볼 수 있어요. 중국 당나라 시인 두보의 시를 한글로 번역한 ‘두시언해’에도 ‘절’이라는 표현이 등장하니 중국에서도 꽤 오래된 문화라고 할 수 있겠죠? 참고로 두보는 700년대 인물입니다.

절을 하는 사람과 절을 받는 사람과의 관계를 상하 관계로 해석해 계급이 분화됐던 시기부터 인사가 생겼을 거라는 시각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고조선이 탄생했던 청동기 시대부터 계층 분화가 일어났다고 해요. 단군왕검이라는 지배자를 중심으로 계급이 생겼고, 사회계층의 문화 현상 중 하나로 절, 즉 인사가 생겼다는 거에요.

절하는 형태의 인사를 동아시아만의 문화라고 보기 어렵고, 인류 보편적 문화라는 지적도 나와요. 전우용 역사학자는 18일 한국일보 통화에서 “과거에는 신이 하늘에 있다고 생각했고, 당신보다 자신이 낮다는 걸 표현하기 위해 몸을 숙였다”며 “유럽에서도 무릎을 꿇거나 머리나 허리를 숙이곤 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몸을 굽히는 인사는 전인류의 보편적인 행위”라며 “일본인들이 절을 한다는 건 동아시아적이라기 보다 수직적 문화가 강하다는 것의 표현일 뿐”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윤한슬 기자 1seu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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