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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순찰 방역, AI는 전염병 데이터 연구… 코로나와 싸우는 첨단기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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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이 순찰 방역, AI는 전염병 데이터 연구… 코로나와 싸우는 첨단기술

입력
2020.03.18 22:00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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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삼척 청년 드론방재단과 정선군 4H 연합회가 강원 삼척지역 학교에서 드론과 동력 분무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4일 삼척 청년 드론방재단과 정선군 4H 연합회가 강원 삼척지역 학교에서 드론과 동력 분무기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기술산업은 오래 전부터 현란한 기기와 빅데이터가 인간의 삶을 어떻게 향상시킬 수 있을지 홍보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그 과감한 약속을 시험대에 올렸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ㆍWSJ)

코로나19가 정보기술(IT) 산업의 ‘시험장(test bed)’이 됐다. 위기 극복을 위해 무인기(드론)와 로봇, 인공지능(AI)과 같은 최첨단 기술을 봉쇄, 소독, 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 접목하려는 시도가 늘고 있다. 바이러스 최초 발병지 중국을 필두로 우리나라도 드론 방역을 시작했고, IT 최강국 미국 역시 AI를 활용한 질병 연구에 착수했다. 감염병 위기가 기술 혁신을 촉진하는, 이른바 ‘역설의 경제학’을 입증하고 있는 것이다.

미 경제전문매체 포브스는 18일 ‘로봇과 드론은 어떻게 코로나19 퇴치를 돕고 있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중국 방역 현장에 투입된 IT 기술을 소개했다. 바이러스 확산세가 가팔라지자 중국 정부는 로봇을 통한 원격 진료와 살균 작업, 드론을 이용한 격리 지역 감시 등 수많은 IT 대책을 도입했다.

‘순찰용 드론’이 대표적이다. 중국 선전시에 있는 드론 업체 마이크로멀티콥터가 11개 도시에 공급한 100여대의 드론은 현재 지역 순찰과 인파ㆍ교통 통제 등의 임무를 너끈히 소화하고 있다. 고성능 스피커와 열 감지 센서가 드론에 장착돼 있어 발열 환자 감지 및 소독약 살포에도 요긴하게 쓰이는 중이다. 이 업체 루즈후이 회장은 최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인터뷰에서 “드론 한 대면 한 시간 안에 반경 10㎞ 지역을 순찰할 수 있다. 경찰관 100명의 몫을 해낸다”고 자신했다. SCMP는 “감염병이 혁신의 문을 열어 제쳤다”고 단언했다.

경찰 드론은 최근 스페인에도 등장해 수도 마드리드의 한 공원에서 시민들에게 외출자제령 준수를 당부하는 드론 영상이 온라인 상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미국에서는 AI가 코로나19 탈출의 첨병으로 나섰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백악관이 16일 기존 바이러스ㆍ질병 학술논문 2만9,000여건에서 ‘비(非) 약제적 대응법’ 등 새로운 감염병 정보를 발굴하기 위해 AI 전문가들에게 협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이번 연구에 플랫폼을 제공하는 구글 산하 과학자 커뮤니티 ‘캐글’의 앤서니 골드블룸 최고경영자(CEO)는 “수만 건의 논문을 직접 훑어보고 결과를 종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면서 “과학자 4백만명이 활동하는 우리 플랫폼이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외신은 한국 역시 첨단 기술을 방역에 잘 이용한 모범국으로 꼽았다. WSJ는 앞서 10일 대구 등에서 이뤄지고 있는 ‘드론 항공 방역’과 행정안전부에서 개발한 ‘자가격리자 안전보호 애플리케이션(앱)’이 격리자 모니터링에 활용되고 있는 사례를 소개했다. 싱가포르 보건당국도 ‘2차원바코드(QR코드)’로 자발적 동선 보고 시스템을 개발해 운영 중이다. 시민들이 QR코드를 스캔하면 이름과 연락처, 건강상태 등을 입력하라고 요청하는 식이다. WSJ는 “첨단 기술이 단순한 ‘눈속임’ 아닌 코로나19 사태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을 지는 아직 모르지만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다른 나라들도 IT 대처법을 도입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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