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 등 정부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 컨트럴타워 중심에 있는 공무원들이 확진환자와 접촉해 18일 예방적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김 차관 등은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실내에서 확진환자와 1시간 30분가량 대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안본)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안본 제1총괄조정관을 맡고 있는 김 차관을 비롯한 복지부 공무원 8명이 예방적 자가격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예방적 자가격리는 방역당국의 정식 자가격리 지시가 내려지기 전에 이뤄지는 임시 조치다.
이날 경기 성남 분당제생병원의 이영상 원장이 신종 코로나 확진 판정을 받았는데, 김 차관 등은 이 원장과 지난 13일 오후 2시 병원장 간담회 자리에서 만났다. 방역당국은 이 원장이 지난 11, 12일쯤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보고 있어, 간담회 날 이 원장은 이미 신종 코로나에 감염된 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정부에서 주재자인 김 차관을 비롯해 국장 2명, 과장 1명 등 복지부 공무원 8명이 간담회에 나갔고, 민간에서는 이 원장 등 종합병원장 23명이 참석했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의 치료병상 확충을 위한 협조를 구하고 병원들의 어려움을 듣는 자리였다.
예방적 자가격리 중인 13일 간담회 참석자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참석자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았고, 공무원들과 병원장들 사이에 악수가 오간 것으로 기억한다”며 “간담회는 1시간 30분가량 진행됐다”고 전했다. 음료만 나오고 식사는 제공되지 않았다고 한다.
김 차관 등이 14일 간의 정식 자가격리에 들어가야 하는지,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아야 하는지는 방역당국이 역학조사를 거쳐 정한다. 김 차관이 정식 자가격리에 들어가면 방역 컨트럴타워의 공백이 불가피하다. 김 차관은 신종 코로나 발생 이후 거의 매일 오전 브리핑에 나와 현안을 설명한 인물이다. 김 차관 유고시 중대본 1통제관 겸 중앙수습대책본부 총괄책임자인 노홍인 복지부 보건의료실장이 총괄조정관 업무를 이어 받는다. 경기 성남시 분당제생병원은 신종 코로나에서 안전하다는 ‘국민안심병원’으로 지정됐음에도 지난 5일 첫 확진 사례가 나타난 이후 지금까지 확진환자 29명이 나왔다.
한편 지난 6일 이영상 원장 등과 대책회의를 했던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은 두통과 콧물 증상이 있다며 이날 신종 코로나 검사를 받았다.
이성택 기자 highno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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