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료제 개발도 가속도
팬데믹(pandemicㆍ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정복하려는 지구촌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미국이 세계 최초로 인간 대상 백신 시험에 착수하자 중국도 자체 개발한 백신의 임상 승인을 받았다. 암 치료제 등 기존 약품에서 코로나19 치료제를 찾아내려는 시도도 잇따르고 있다.
17일(현지시간) 경제전문 매체 포브스에 따르면 다국적 제약업체 화이자는 독일 생명과학기업 바이오엔테크와 손을 잡고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뛰어들었다. 두 회사는 리보핵산(RNA)의 일종인 메신저RNA(mRNA)를 기반으로 백신을 만들어 내달 말까지 임상시험에 착수할 계획이다. 전날 미 모더나 세라퓨틱스사는 국립알레르기ㆍ감염증연구소(NIAID)와 함께 개발한 백신 임상시험에 들어갔다. 첫 시험 대상인 미 여성 제니퍼 할러는 여성지 ‘리파이너리49’ 인터뷰에서 “독감 예방 주사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며 “실제 바이러스에 노출되지 않기 때문에 주변 사람들에게 위험도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
중국도 미국에 뒤질 새라 백신 상용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코로나19 확산 책임론을 놓고 양국 당국간 신경전은 고조되고 있지만, 의료 분야에서만큼은 선의의 경쟁이 시작된 셈이다. 18일 중국 CCTV는 천웨이(陳薇) 공정원 원사와 연구진이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당국의 임상시험 승인을 받았다고 전했다. 천 원사는 2014년 세계 최초로 에볼란 백신을 만든 인물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이날 “중국 과학자 1,000여명이 유전자 백신 등 다섯 가지 방법을 혼용한 9종류의 백신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전날 중국 군사의학연구원과 공동으로 코로나19 백신 제조를 시작한 칸시노 바이오로직스는 임상시험 지원자를 공개 모집한다는 공고를 내기도 했다.
과학계는 코로나19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제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캘리포니아대 샌프란시스코캠퍼스(UCSF) 연구진이 바이러스로부터 인체 내 세포 단백질을 보호하는 약물을 탐색하고 있다는 소식을 전했다. 체내에서 코로나19가 재생산되는 작동 원리가 규명될 경우 증상 악화나 사망률을 크게 낮출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뉴욕 시나이병원과 프랑스 파스퇴르연구소 역시 바이러스에 저항성을 가지는 약물 테스트에 돌입했다. 연구진은 지금까지 효과적으로 입증된 항바이러스 약물이 없는 만큼 암을 포함한 다른 질병을 치료하는 데 유용한 약품에서 획기적인 효능이 나오기를 기대하고 있다. NYT는 이르면 금주 중 연구 결과가 발표될 것으로 예상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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