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로리다ㆍ일리노이ㆍ애리조나도 승리… 현재까지 27곳 중 19곳 승리
‘전국민건강보험’ 공약한 샌더스, 의료 위기 속 하차 않고 더 버틸 듯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17일(현지시간) 3개 주(州)에서 실시된 민주당 대선후보 7차 경선에서 압승을 거두며 독주체제를 굳혔다. 이날까지 경선이 치러진 27곳 가운데 19곳에서 승리함으로써 사실상 대선후보 자리를 굳혔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다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선거운동이 어렵고 경선 일정도 차질을 빚고 있는 점이 장애물로 떠올랐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ㆍ일리노이ㆍ애리조나 등 경선지 3곳 모두에서 승리했다. 대의원 219명이 걸린 플로리다에서 93% 개표 기준 61.9% 득표율로 샌더스 상원의원(22.8%)을 압도했다. 일리노이(대의원 155명)와 애리조나(67명)에서도 각각 20%포인트, 10%포인트 이상 앞섰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18일 오전 2시 기준 바이든 전 부통령은 1,147명의 대의원을 확보해 샌더스 의원(861명)을 멀찍이 따돌렸다. 이미 샌더스 의원이 후보 확정에 필요한 ‘매직 넘버’ 1,991명을 확보하기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CNN방송 정치평론가 데이비드 악셀로드는 “경선은 오늘 밤 끝났다”고 단언했다.
이에 따라 당장의 관심사는 샌더스 의원이 중도하차할 지 여부다. 워싱턴포스트(WP)는 “샌더스 의원이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경선에 계속 남을 것으로 보인다”는 일부 측근들의 말을 전했다. 이들은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위기 상황이 샌더스 의원의 핵심 공약인 전국민건강보험의 필요성을 보여준다는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은 이날 동영상 연설에서 “샌더스와 전술 차원에서 다를지 모르지만 공통의 과제를 공유하고 있다”며 손을 내밀었지만, 샌더스 의원은 이번 경선 결과에 대한 언급 없이 코로나 사태에 대응만 언급했다.
이런 가운데 코로나19의 여파로 남은 경선이 예정대로 치러질 수 있을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당초 이날 예정됐던 오하이오 경선은 전날 전격 취소됐다. AP통신에 따르면 경선이 치러진 플로리다의 경우에도 팜비치 카운티에선 선거 자원봉사자 800명이 무더기로 이탈했고 직원들이 사전통보 없이 출근하지 않아 투표소 3곳을 옮겨야 했다. 일리노이 시카고에서도 일부 투표소가 폐쇄되고 투표소 50여곳이 재배치됐다.
또 조지아ㆍ루이지애나ㆍ켄터키 등에 이어 내달 28일로 예정된 멜릴랜드주 경선도 6월 2일로 연기됐다. 이에 톰 페레즈 민주당 전국위원회의 의장은 성명을 내고 “민주적 절차를 중단하지 말고 그 권리를 보호하고 확대하기 위해 모든 것을 다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경선 연기가 당력 확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안전 대책을 충분히 마련해 예정대로 치르는 게 중요하다는 얘기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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