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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中 ‘G2’가 먼저 휘청… 글로벌 실업 공포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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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ㆍ中 ‘G2’가 먼저 휘청… 글로벌 실업 공포 번진다

입력
2020.03.18 20:00
수정
2020.03.19 01:35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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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美재무 “정부 개입 없다면 실업률 20% 될 수도”

“1000만명 당장 해고 직면, 3월에만 100만명 해고 우려”

中, 통계서 농민공 뺐는데도 1,2월 실업률 6.2% 사상 최고

“이미 일자리 500만개 감소, 연말까지 1000만개 위협”

ILO “전 세계 실업자 최대 2,500만명까지 증가 우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해 6월 말 일본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기간 중 양자 정상회담을 갖기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오사카=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일자리를 뺏고 있다. 미국에선 실업률이 무려 20%에 달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고, 중국의 1~2월 실업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이미 전 세계 수요ㆍ공급망이 타격을 받기 시작한 가운데 주요 2개국(G2)이 먼저 휘청대면서 글로벌 실업 공포가 확산하는 분위기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16일(현지시간) 공화당 상원의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정부 개입이 없다면 코로나19로 인해 실업률이 20%까지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7일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노동자와 중소상인 등에게 신속한 재정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 (실업률 20%가) 현실화할 것”이라며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충격이 2008년 금융위기보다 심각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지난달만 해도 실업률이 역대 최저치인 3.5%에 그쳐 유례 없는 경제 호황이라는 평가가 나왔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상황이 전혀 달라졌다고 보는 것이다.

논란이 일자 재무부는 ‘20% 실업률’ 발언을 부인했다. 하지만 앞서 무디스 애널리틱스는 “바이러스로 2,700만개의 일자리가 고위험에 처해 있다”면서 “이 가운데 1,000만명은 당장 해고나 임금 삭감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700만개는 미국 전체 일자리 1억5,500만개의 20%에 해당하는 수치다. 케빈 해싯 전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이달에만 최대 100만명이 실업자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코로나19 발병지인 중국은 이미 심각한 실업문제에 직면했다. 최근 공개된 1~2월 도시 실업률은 6.2%로 2016년 통계 발표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국과 무역전쟁을 치르면서 실업률이 지난해 12월(5.2%)과 올 1월(5.3%) 최악으로 치닫더니 코로나19로 1%포인트나 더 오른 것이다. 단순 수치로 환산해도 최소 500만개가 줄어들었다는 추정이 가능하다. 중국 내 다국적 기업들이 줄줄이 채용 일정을 취소하고 있는 만큼 연말까지 최대 1,0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게다가 실업률 통계에 2억~3억명에 달하는 농민공(농촌 출신 도시노동자)은 제외돼 있다. 중국은 고용주를 대상으로 실업률을 산정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실제 실업자는 훨씬 많을 것으로 보인다. 춘제(春節ㆍ설) 연휴 때 고향에 돌아간 농민공 가운데 절반 가량이 아직 복귀하지 않았다는 추정도 있다. 중국 정부는 학업의 질을 높이기 위해 매년 대학원 입학 정원을 줄여왔지만, 올해는 청년층 실업률을 낮추기 위해 이례적으로 지난해보다 18만9,000명 늘리기로 했다.

코로나19로 인원과 물자의 국가 간 이동이 제한돼 글로벌 수요ㆍ공급망이 타격을 받으면서 ‘생산 감소→실업 증가→수요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도 본격화할 조짐이다.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통하는 중국에선 이미 1~2월에 자동차(-31.8%), 철로ㆍ선박ㆍ항공(-28.2%), 통신ㆍ전자(-13.8%) 등 주요 제조업 생산이 일제히 큰 폭으로 하락했다. 유럽 제조업의 심장이자 연관산업 효과가 큰 폴크스바겐ㆍFCAㆍ르노ㆍPSA 등 자동차 빅4는 유럽 공장 가동을 대부분 중단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만 해도 직간접 고용 인원이 1,400만명에 달한다.

애플이 중화권을 제외한 세계 전역의 매장 문을 닫았고, 유럽 주요국이 약국ㆍ식료품점 외 상점 폐쇄에 들어가면서 수많은 서비스업 종사자들의 일자리도 위협받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유럽에서 가장 먼저 관련 통계를 발표한 노르웨이의 실업률은 5.3%까지 올라 1995년 이래 최악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국제노동기구(ILO)는 코로나19 여파로 전 세계에서 실업자가 최소 530만명에서 최대 2,470만명까지 증가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 예상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의 2,200만명보다 더 많은 수치다. ILO는 또 이 같은 고용 감소에 따라 노동자들의 소득도 연말까지 최대 3조4,000억달러(약 4,274조원) 줄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베이징=김광수 특파원 rollings@hankookilbo.com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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