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가격 못 올리게 하니 해외 배송이라며 배송비 턱없이 올려
원산지ㆍ의약외품 승인 여부도 표시 없이 ‘깜깜이’ 판매
소셜커머스 업체에서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관심이 높아진 마스크 제품을 ‘20매 500원’ 등의 저렴한 가격으로 올려두고 높은 배송비를 이용해 눈속임하는 판매자들이 나타나 18일 온라인상에서 논란이 되고 있다. 해외배송이라며 배송비를 붙여 한국산 제품을 되팔기 하는 이들도 등장했다.
이날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는 3중 구조의 일회용 마스크 제품 20매를 500원에 판매한다며 배송비를 2만1,400원에 책정한 판매자를 확인할 수 있다. 높은 배송비에 더해 상품 정보와 원산지 등을 고시하지 않고 깜깜이 판매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 판매자는 같은 마스크를 20매는 500원, 30매는 2,900원, 50매는 7,000원, 100매의 경우 2만5,000원에 팔고 있어 상품 가격 책정 기준에도 의문이 제기된다. 배송비는 대체로 2만1,400원으로 간혹 2만1,000원으로 기재한 상품도 있다. 무게에 따라 달라지는 해외배송 특성을 고려해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는 반응이 나온다.
아울러 이 판매자는 상품과 관련된 상세한 정보는 전혀 기재하지 않은 채 사진만 올려놓은 점에서도 비판을 받고 있다. 배송비에 관한 소비자들의 문의글이 이어지자 판매자 측은 “해외배송이기 때문에 가격이 조금 높은 것”이라 답하고 있으나 사업장 주소지가 해외로 등록돼있다고 명시돼있을 뿐 원산지와 의약외품 승인 국가 등은 확인할 수 없다.
판매자는 이에 대한 질문에 “원산지는 중국이며 회사의 프라이버시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상세 페이지에 올릴 수는 없지만 합격증과 생산자질이 있다”고 답하고 있다. 이에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며 “해외배송도 이렇게는 안 받는데 이 시국에 마스크 갖고 장난치는 것 아니다”, “원산지 표기는 기본 아니냐”, “마스크 가격 단속한다니 배송비로 배 불리는 것이냐” 등의 원성을 쏟아내고 있다.
마스크는 의약외품으로 수입이 까다로운 제품이었으나 앞서 정부는 코로나19에 사태에 따른 품귀현상으로 6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개인의 마스크 해외 직접구매를 허용했다. 우편ㆍ특송의 형태로 수입되는 150달러 이하의 마스크는 목록통관 품목으로 별도의 수입신고나 요건 없이 국내반입이 허용되며, 관세와 부가세가 면제된다.
또 다른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는 KF94 마스크를 1만6,000원대에 판매하며 개당 배송비를 3만9,000원을 받거나, 20매에 5만9,000원대에 올려두고 개당 배송비 4만3,000원을 제시하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중국에서 배송된다는 해당 제품들에는 한글이 명시돼있다. 버젓이 ‘국산’ 등의 단어를 걸어놓고 판매하는 이들도 있다.
한국산 마스크를 사재기해 중국 등으로 반출했다가 다시 국내에 되팔면서 해외배송비를 책정하고 가격을 올려 파는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수사기관이 마스크 폭리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있으나 다양한 방법의 ‘꼼수’가 등장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각별한 주의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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