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외이사 후보 추천위원회 위원 10명 중 3명이 해당 기업에 우호적인 인물로 구성된 것으로 조사됐다.
18일 기업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사추위가 의무 설치(자산 2조원 이상 상장사)된 161개사 중 명단을 공개한 156개사 사추위 위원 582명 중 34%(195명)가 기업 우호 성향을 갖고 있다.
즉 총수 일가ㆍ경영진과 학연(고교ㆍ대학교 같은 전공, 졸업연도 3년 기준), 해당 기업ㆍ계열사 임원 출신, 해당 기업ㆍ그룹과 자문 계약이나 지분 거래 관계에 있는 기업 소속 등 해당기업과 이해관계가 있는 인물로 구성됐다는 분석이다. 사외이사가 독립성을 지니기 어려운 구조인 셈이다.
특히 총수 일가가 사추위 위원장을 맡거나 위원에 들어간 기업이 16곳에 달했다. 사추위원장으로는 GSㆍGS건설 허창수 명예회장, 고려아연 최창근 회장 등이 포진했다. 한진칼 사추위원장이었던 조원태 회장은 정기 주주총회를 한달여 앞둔 지난달 7일 사임했다.
또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현대차ㆍ기아차ㆍ현대모비스에 사추위원으로 이름을 올린 것을 비롯, 조현식 한국타이어 부회장ㆍ조현범 사장,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 카카오 김범수 의장, 한국금융지주 김남구 부회장, OCI 이우현 부회장 등 총수들이 각각 해당 회사 사추위원에 자리잡고 있었다.
해당 기업의 대표 이사가 사추위원장인 기업은 삼성SDI(전영현 사장), 대한해운(김칠봉 부회장), 대우건설(김형 사장), 롯데케미칼(임병연 부사장) 등 29곳이나 됐다.
사추위 전원을 사외이사로 구성한 기업은 삼성전자, 삼성물산, CJ, CJ ENM, CJ제일제당, DB금융투자, DGB금융지주, BNK금융지주, KB금융, SK증권, 교보증권, 금호석유화학, 넷마블, 두산, 두산건설, 두산밥캣, 두산인프라코어, 두산중공업 등 33곳이나 됐다.
그 외에도 대한항공과 GS리테일, 영풍은 사추위원 전원이 기업에 우호 성향인 위원들이고, SK이노베이션과 한국타이어 등 26곳은 사추위원 절반이 우호 인사로 파악됐다.
박관규 기자 ac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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