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 ‘짜파게티’가 영화 ‘기생충’ 속 ‘짜파구리’ 열풍을 타고 해외에서 제2의 전성기를 맞고 있다.
18일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해외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한 150만달러(약 18억6,000만원)로 150% 성장했다. 월간 최대 실적으로, 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지난달 아카데미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등 주요 부문의 상을 휩쓸면서 세계 각지에서 짜파게티에 대한 관심 역시 높아졌다.
짜파게티에 러브콜을 보내는 국가들도 늘어났다. 최근 수출이 없던 칠레, 바레인, 팔라우, 수단 등에서 주문을 요청하면서 올해 짜파게티 수출국도 70여개국으로 늘어났다.
농심 해외영업 관계자는 “짜파게티를 구할 수 없는 나라의 소비자들이 짜파게티 관련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영상을 접한 뒤, 현지 슈퍼나 마트에 짜파게티 판매를 요청하는 목소리가 실제 수출로 이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농심은 기생충의 아카데미상 수상 후 자사 유튜브 채널에 ‘짜파구리(짜파게티+너구리)’ 조리법을 11개 언어로 소개하는 영상을 올린 바 있다.
해외에서 짜파게티 판매가 가장 많은 나라는 미국으로 나타났다. 농심에 따르면 지난달 국가별 짜파게티 매출에서 미국은 70만달러(약 9억원)로 압도적 1위를 차지했다. 아카데미시상식이 미국 에서 열리는 최대 영화제인 만큼 현지 소비자들이 가장 큰 관심과 반응을 보였고, 특히 로스앤젤레스(LA) 공장 현지 생산시스템을 통해 늘어난 수요에 적시적인 공급과 유통이 가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또한 올해 초 기생충을 개봉한 일본이나, 재개봉과 동시에 현지 극장에서 짜파구리 증정 행사를 펼쳤던 베트남도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농심은 짜파게티가 농심의 대표 제품인 ‘신라면’의 뒤를 이을 것으로 보고 있다. 농심에 따르면 짜파게티는 지난 1984년 출시 후 지난달까지 국내에서 총 75억개가 팔려 나갔다. 신라면(34년간 325억개) 과 안성탕면(37년간 153억개)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 현재까지 판매된 짜파게티를 넓이로 계산했을 때 축구장 35개 면적을 덮고도 남으며, 일렬로 연결하면 그 길이가 지구 둘레 40배에 달한다는 게 농심의 설명이다.
매출 성장도 뚜렷하다. 짜파게티는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23% 성장한 1,850억원의 최대 매출을 달성하며 신라면에 이어 시장 2위에 올랐고, 지난 1월과 2월에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달간 짜파게티 국내 매출이 370억원을 넘어서자, 농심은 연간 매출도 사상 첫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10년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원을 달성한 짜파게티가 10년만에 2,000억원 고지를 바라보게 됐다.
농심 관계자는 “기존에 ‘신라면’을 주로 찾던 해외 거래선이 이제는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함께 찾고 있다”며 “짜파게티가 짜파구리를 계기로 신라면의 뒤를 잇는 K-푸드 대표주자로서의 경쟁력을 갖추게 됐다”고 말했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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