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최초 발원지 놓고 신경전 격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명칭과 관련, “‘중국 바이러스’라는 표현은 매우 정확하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 최초 발원지를 놓고 미중 고위당국자간 설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중국 책임론에 쐐기를 박은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코로나19 대응 브리핑을 하면서 “그것(코로나19)은 중국에서 왔다. 그래서 나는 중국 바이러스가 매우 정확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군이 중국에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수 있다는 중국 당국자의 발언에 대해 “중국은 허위 정보를 만들어내고 있다. 우리 군대는 그것(바이러스)을 누구에게도 주지 않았다”고 일축했다. 트럼프는 공개석상에서 자주 코로나19를 중국 바이러스, 외국 바이러스로 표현해 왔다. 발원지는 분명 중국이라는 것이다.
그는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미국은 중국 바이러스에 영향을 받은 항공업계 등의 산업을 강력하게 지원할 것”이라고 했고, 이날 트윗에서 역시 “미국 몇몇 주가 중국 바이러스로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중국 내 코로나19 확산세가 잦아들면서 양국은 최초 발원지와 확산 책임을 두고 날 선 공방을 주고 받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브리핑에서 “그들(중국)이 벌이고 있는 허위 정보 캠페인은 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며 “지금은 이 세계적인 유행병을 해결하고 미국인과 세계인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노력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우리는 우한 바이러스를 최초로 인지한 당사자가 중국 정부라는 것을 알고 있다”고도 했다. 그는 중국 정부가 극도로 꺼리는 ‘우한 바이러스’라는 표현을 재차 사용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전날 중국 외교 사령탑인 양제츠 공산당 외교담당 정치국원과 통화 후에도 관련 내용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코로나19를 우한 바이러스라고 불렀다. 그러자 중국 정부는 “미국은 우리에게 오명을 씌우지 말라”고 경고했다. 앞서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별다른 근거 없어 “미군이 우한에 코로나19를 가져왔을 수 있다”고 주장했고, 미 국무부는 즉시 미국 주재 중국 대사를 불러 강력 항의했다.
김이삭 기자 hir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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