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망자가 1,000명에 육박하고 있다. 17일(현지시간) 이란 보건부 발표에 따르면 현재까지 사망자와 확진자는 각각 988명, 1만 6,169명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9일 이란 내 첫 사망자 2명이 발생한 이후 약 한 달 만에 이란은 중국과 이탈리아에 이어 코로나19 피해가 가장 심각한 상황이 됐다.
이런 상황에서 이란 국영방송은 “사람들이 계속해서 여행을 하고, 보건 지침을 무시한다면 수백만 명이 죽을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전했다고 중동 매체 알자지라는 이날 전했다. 국영방송 기자 겸 의사인 아푸르즈 에슬라미(Afruz Eslami) 박사는 이날 방송에서 이란의 명문 샤리프 공대의 한 연구를 인용해, 세 가지 코로나19 발병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알자지라는 에슬라미 박사가 “만약 지금 사람들이 협조하기 시작할 경우, 이란은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확진자 12만명ㆍ사망자 1만2,000명을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사람들이 ‘중간 수준’의 협조를 한다면, 확진자와 사망자는 각각 30만명, 11만명에 달할 것”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러나 사람들이 어떤 지침도 따르지 않는다면, 이미 포화 상태에 빠진 이란의 의료 시스템을 붕괴시킬 수 있다”면서 “의료시설이 부족해질 경우 확진자는 400만건이 발생하고, 350만명이 죽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란 국영방송의 해당 보도에 대해 알자지라는 “에슬라미 박사는 해당 연구가 어떤 기준을 사용했는지에 대해서는 자세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도 “이란 당국의 엄격한 통제 하에 있는 국영방송에서 이 같은 사실을 보도한 것은, 이란 내 코로나19 위기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