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종합병원 착공식 참석해 연설
“온전한 의료시설 없어 가슴 아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평양에 현대식 종합병원 건설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8일 평양을 떠난 이후 동해안을 돌며 군사훈련을 직접 참관해 눈길을 끌었는데,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에도 이례적으로 참석하며 민생 챙기기에 나섰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은 18일 “평양종합병원 착공식이 3월 17일에 진행되었다”며 “김정은 동지께서 착공식에 참석하시였다”고 보도했다. 평양종합병원 착공은 지난해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김 위원장은 이날 이례적으로 연설도 했다. 북한 매체들은 “원래 계획에는 없었지만 착공의 첫 삽을 뜨는 동무들을 전투적으로 고무격려해주기 위해 이 자리에 참여하였다”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작년 말) 전원회의에서 나라의 보건, 의료부문의 현 실태를 전면적이고도 과학적으로 허심하게 분석평가하고 자기 나라 수도에마저 온전하게 꾸려진 현대적인 의료보건시설이 없는 것을 가슴 아프게 비판했다”며 북한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시사했다. 이어 “당 창건 75돌이 되는 올해에 먼저 평양시에 인민들의 건강증진을 위한 현대적인 종합병원을 건설할 데 대한 과업을 토의결정하였다”고 직접 착공 배경을 설명했다.
김 위원장은 평양종합병원 건설 완공 목표를 오는 10월 10일 당 창건일로 제시하며 성과를 독려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올해 경제 중심의 ‘정면돌파전’을 선언했고 당 창건 75주년을 맞아 경제 성과가 절실한 상황이다. 병원 건설도 경제 성과물 중 하나로 여기는 것으로 보인다. 제재 장기화와 코로나19 총력 대응 속 열악한 의료인프라를 시급히 개선해야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내부 불만을 다잡기 위한 민생 행보를 부각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 위원장이 장기간 평양을 비우면서 일각에서는 평양 내 신종 코로나 확산설이 무성했다. 그러나 이날 노동신문이 공개한 착공식 사진에선 김 위원장과 당 주요 간부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다만 일반 참석자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했다. 착공식에는 박봉주 당 부위원장을 비롯해 김재룡 내각 총리, 리일환·박태성 당 부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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