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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워크맨’ 고동완PD “1·2차 사과문, 직접 쓴 것 아냐...이제 개인의 싸움” 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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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워크맨’ 고동완PD “1·2차 사과문, 직접 쓴 것 아냐...이제 개인의 싸움” ①

입력
2020.03.17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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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크맨' 고동완 PD가 최근 불거진 '일베 논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워크맨' 고동완 PD가 최근 불거진 '일베 논란'에 대한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워크맨’ 일베 논란이요? 이제는 개인의 싸움이라고 생각했어요.”

‘워크맨’ 고동완 PD가 지난 11일부터 프로그램과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이른바 ‘일베 논란’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본지는 17일 JTBC 디지털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유튜브 콘텐츠 ‘워크맨’을 연출해 온 고동완 PD와 만나 단독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 PD는 이날 인터뷰를 통해 최근 ‘워크맨’ 자막을 둘러싸고 불거진 ‘일베 용어 사용 논란’에 대해 솔직한 심경을 전했다.

이날 서울 마포구 모처에서 본지와 만난 고 PD는 “지난 주말은 후배들을 다독이면서 시간을 보냈다. 댓글이나 기사조차 접하지 않은 채 가족들과 시간을 보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고 PD는 스튜디오 룰루랄라의 사과문과 별개로 본인의 입장을 밝히게 된 계기에 대해 “회사가 작성한 1, 2차 사과문 발표 이후로 더 이상 후배들과 콘텐츠, 출연자에 피해를 주기 싫어서 ‘워크맨’ 팀이 아닌, 고동완 개인으로서 입장을 내고 해명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먹었다. 또 제가 이 사태를 바로 잡아야 ‘워크맨’도 출연자도 명예를 회복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사실관계를 확실히 잡고 싶었다”고 밝혔다.

고 PD를 둘러싼 이번 논란은 앞서 지난 11일 ‘워크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재택부업’ 에피소드의 피자 상자 접기 아르바이트 중 등장한 ‘18개 노무(勞務) 시작’이라는 자막에서 비롯됐다. 장성규와 김민아가 피자 상자 접기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과 함께 등장한 해당 자막에 일부 시청자들의 지적이 전해진 것이다.

실제로 ‘노무’는 극우 성향 사이트인 ‘일베’(일간 베스트)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는 용어다. 이에 시청자들은 ‘노무’라는 단어 뒤에 한자까지 병기해가며 원 의미로서의 사용임을 강조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당시 ‘워크맨’ 측은 유튜브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특정 커뮤니티에서 정치적인 목적으로 사용 중이라는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했다”는 내용의 사과문을 게재한 뒤 ‘재택부업’ 편 영상을 삭제했다.

하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고, ‘워크맨’ 측은 지난 14일 다시 한 번 채널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2차 사과문을 공개한 뒤 “당사는 관리자와 제작진에 책임을 묻고 징계하기로 했다. 앞으로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제작 과정에 더욱 신중을 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네티즌들은 이 같은 사과문이 ‘일베 논란’에 대한 실질적인 사과를 담지 못하고 있는 ‘허울뿐인 사과’라는 점을 지적했고, 결국 ‘워크맨’은 논란 이후 19만 명의 구독자들이 이탈하는 결과를 맞이했다.

고 PD는 ‘워크맨’ 채널을 통해 공개된 1, 2차 사과문을 직접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고 PD는 ‘워크맨’ 채널을 통해 공개된 1, 2차 사과문을 직접 쓰지 않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고 PD는 1, 2차에 걸쳐 ‘워크맨’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된 사과문에 대해서 “저와 제작진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한 채 나간 내용”이라고 해명했다.

“많은 분들이 1, 2차 사과문을 제가 쓴 줄 아시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재택부업’ 편 영상을 삭제하는 데 동의한 적도 없고, 1, 2차 사과문을 직접 쓴 적도 없어요. 오히려 저는 프로그램을 둘러싼 오해는 프로그램이 잘 될 경우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고, 제작진은 이를 정정하는 방식으로 해명을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었죠. 오해에 대해서는 저희의 숨은 의도를 알려드리고, 오해의 소지를 발생시킨 부분에 대해서는 사과를 드리면 된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저와 상의 없이 영상이 내려지고, 사과문 역시 아무 연락을 받지 못한 상황에서 게재됐더라고요. 심지어 내용조차 ‘단어의 의미를 몰랐다. 죄송하다. 제작진을 징계 하겠다’는 의견만으로 이루어졌죠. 처음부터 제작진은 일베와 관련이 없고, 숨은 원(原) 의도는 이런 것이었다는 것을 밝혔다면 상황이 이렇게 악화되지는 않았을 거라는 아쉬움이 커요.”

이어 고 PD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18개 노무(勞務) 시작’ 자막에 대해 “‘18 개놈의 (잔업) 시작’이라는 비속어를 언어유희로 승화시키려고 했었던 것”이라고 말하며, 이번 논란으로 재조명됐던 ‘부스터’ NO2 게임 아이템 이미지 사용과, ‘노알람’ ‘다깨워슨’ ‘두브레이션’ 이라는 자막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NO2 부스터 아이템 이미지는 해당 게임의 제작사인 넥슨 쪽에도 확인해 본 결과 베타 서비스에서 사용했던 정식 이미지가 맞고, 이후 수정했다고 하더라고요. 이 외에도 언급된 ‘노알람’의 경우 앞에 나왔던 자막인 ‘노 터치’와 연관돼서 나온 거였어요. ‘다깨워슨’은 청소기로 깨운 상황과 연관시켜 ‘다이슨’ 브랜드와 합성어로 언어유희를 했던 거였고요. ‘두브레이션’이요? 그 역시 머리 두(頭)자와 ‘바이브레이션’의 합성어였어요. 모든 것들이 상황 전체를 본다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유희 표현들이었죠.”

또 고 PD는 그간 트렌드에 앞장서 왔던 ‘워크맨’ 메인 연출로서 이미 일반 커뮤니티에서도 유명해진 일베 용어를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는 것이 납득되지 않는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평소 커뮤니티 활동을 전혀 하지 않기 때문에 몰랐던 부분”이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저는 평소 커뮤니티를 아무 것도 하지 않기 때문에 편집 때에도 요즘 유행어나 줄임말에 대해 후배들에게 조언을 받아오고 있었어요. 정말 커뮤니티나 관련 용어에 대해 관심이 없어서 해당 용어를 몰랐던 것인데, ‘왜 몰랐냐’고 반문하시니 정말 어떻게 해명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더라고요.”

홍혜민 기자 hh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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