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작권 한국일보]카카오톡이 바꾼 문화. 그래픽=강준구 기자](http://newsimg.hankookilbo.com/2020/03/17/202003171731384000_3.jpg)
“카톡 할게”라는 말이 “문자 할게”를 대체한 지 10년이 됐다. 2010년 3월 18일 첫 서비스를 시작한 카카오톡은 1년 만인 2011년 4월 이용자 수 1,000만명을 돌파하더니 이듬해 3월 4,000만명을 넘어 사실상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이용하는 서비스로 자리매김했다. 이제 하루 평균 송수신 메시지 110억건에 달하는 ‘국민 메신저’로 자리잡은 카카오톡은 소통 방식을 넘어 일상생활 전반을 크게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선물도 송금도 공과금 납부도 ‘카톡’
2010년 12월 첫선을 보인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는 2017년 1,700만명이 사용해 연간 거래액 1조원을 넘겼고 지난해에는 거래액이 3조원에 달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 평균 20만건의 선물이 ‘카톡’을 통해 오가는 셈이다. 덕분에 6,000여 곳이 넘는 입점업체 매출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2018년 SPC는 카카오톡 선물 판매로 월평균 260억원, 스타벅스는 연간 1,200억원대 매출을 각각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5월 친구 생일을 표시해주는 기능이 더해지면서 선물하기 서비스는 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카카오톡 송금’ 기능은 2016년 생겼다. 2015년 정부가 핀테크 활성화를 위해 공인인증서 의무 사용을 폐지하는 등 규제를 낮춘 것이 계기였다. 맞수 ‘토스’에 비해 1년 정도 늦게 간편송금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내놨지만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앞세워 금세 시장 강자로 부상했다. 상대방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아이디만 알면 채팅방에서 바로 돈을 주고받을 수 있는 편리함 덕분에 카카오페이 가입자 수는 지난해 기준 3,000만명을 돌파했고 상반기 거래액은 22조원에 달한다.
카카오는 각종 고지서나 티켓, 업체 공지 등을 카톡으로 받을 수 있는 ‘알림톡’, 로밍 없이도 얼마든지 해외에 있는 친구들과 통화할 수 있는 ‘보이스톡’ ‘페이스톡’, 대화 중 궁금한 게 생겼을 때 곧바로 채팅창에서 검색해볼 수 있는 ‘샵(#) 검색’ 등 생활밀착형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내놓고 있다. 국민들의 삶이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돌아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요즘 누가 카톡 쓰나요” 10대들의 반란
10년간 승승장구해온 카카오톡이지만 미래가 밝기만 한 것은 아니다. 미래 모바일앱 시장의 주요 소비자층이 될 ‘Z세대(1990년대 중반~ 2010년대 초반 출생자)’의 카카오톡 이용률이 점점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바일 데이터분석 플랫폼 앱애니 조사에 따르면 Z세대 사용 비중이 높은 대표적 커뮤니케이션 앱 순위에서 카카오톡은 1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1위는 ‘페이스북 메신저’였다. 실제로 10대들은 카카오톡을 부모님 또는 선생님과 소통할 때만 사용하고, 또래끼리는 페이스북 메신저나 인스타그램 다이렉트메시지(DM)를 쓰는 경향이 뚜렷하다.
카카오 입장에선 새로 유입되는 이용자들을 사로잡으면서 기존 이용자들이 떠나가지 못하게 하는 유인 서비스를 꾸준히 개발하는 것이 과제다. 카카오는 이를 위해 차세대 과제를 인공지능(AI)으로 정하고 ‘카카오i 플랫폼’ 등 AI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은 “앞으로의 10년은 데이터가 부가가치를 낳는 시대”라며 “전통적인 IT 비즈니스가 아닌 데이터 기술(DT)이 관건이 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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