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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여유ㆍ흔들리는 트럼프ㆍ시진핑은 재기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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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은 여유ㆍ흔들리는 트럼프ㆍ시진핑은 재기 기회’

입력
2020.03.17 23:00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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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확산에 엇갈리는 세계 정상들 행보

아베ㆍ존슨 ‘무능의 팬데믹’

메르켈ㆍ마크롱은 EU 못 돌봐

도널드 트럼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워싱턴ㆍ런던ㆍ도쿄ㆍ모스크바=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워싱턴ㆍ런던ㆍ도쿄ㆍ모스크바=AP 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위기는 세계 각국의 공중보건 수준뿐 아니라 정치 엘리트들의 성격과 이념을 드러내고 있다.”

미국 외교 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16일(현지시간)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세계 주요국 지도자들이 자신을 드러내도록 강요 받고 있다”며 이 같이 분석했다. 전 세계에 불어닥친 감염병 위기로 지도자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는 얘기다.

지구촌 전체가 코로나19 쓰나미에 휩쓸리면서 세계 각국에서 리더십이 흔들리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만큼은 온전히 예외인 듯하다. 사실상의 종신집권을 향해 개헌안을 밀어붙이고 있는 푸틴 대통령 입장에선 코로나19 광풍으로부터 되레 도움을 받고 있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사실 푸틴 대통령이 2024년 4기 임기를 마친 뒤 대선에 재도전할 수 있도록 연임 규정을 개정하는 헌법 개정안에 대해선 반대가 적지 않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명분으로 5,000명 이상 집회가 금지되면서 반대 의견이 표출될 공간 자체가 사라졌다. 상ㆍ하원을 일사천리로 통과한 헌법 개정안은 다음달 22일 국민투표만을 남겨두고 있는데 기왕의 여론통제 수준을 감안할 때 반대파의 목소리가 반영될 여지는 거의 없다는 게 중론이다.

극명하게 대비되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전문가 조언을 무시하고 상황 축소에 집착하다 결국 리더십에 대한 근본적인 의구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다. 실제로 사전 준비 없이 유럽발(發) 입국 금지 조치를 단행해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고, 등 떠밀려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에서도 “상황이 통제되고 있다”고 낙관론을 폈다. 미 정치 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코로나19 팬데믹을 ‘정치 무능의 팬데믹’으로 규정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거명했다.

나락으로 떨어지는 듯하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뒤늦게 기회를 엿볼 수 있는 상황이 됐다. 미 CNN방송은 “최근 시 주석이 코로나19 발원지인 후베이성 우한을 방문해 의료진을 격려한 것은 그가 코로나19로 창출된 중국의 기회를 주시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가 심각한 타격을 입었고 국제 시장에서의 충격도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현재 회복의 선봉에 서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고 했다. 실제 시 주석은 최근 코로나 확산세가 심각한 서방 주요국에게 의료물자를 적극 지원하는가 하면 ‘세계의 공장’으로서의 기능 회복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에 비해 국제사회 주요 갈등 이슈의 중재자 역할을 자처해온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자국 내 사정을 돌보는 데 갇혀 있다. 포린폴리시는 두 지도자의 상점 영업 제한 등의 대응책을 “유럽 내 조율에 대해선 모호한 설명에 그쳤다”고 평가절하했다.

그나마 자국에 한해서라도 극약 처방에 나선 프랑스ㆍ독일과 달리 미온적이었던 영국은 수석 과학고문이 국민 60~70%가 감염되면 저절로 면역이 생긴다는 ‘집단 면역 전략’을 주장해 논란만 키웠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보리스 존슨 행정부가 코로나19 통제력을 완전히 잃었다는 의미”라고 비판했다. 도쿄올림픽을 대내외 정치적 위기의 돌파구로 삼으려 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도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힌 대표적인 사례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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