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을 위한 인체 대상 임상시험이 시작됐다. 다만 백신의 안정성과 효과 관찰에 1년이 소요되는 등 상용화까지는 최장 18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중국ㆍ독일 등 세계 각국도 백신 개발에 한창이다. 국제사회에선 인명 구제는 물론 글로벌 경기침체를 극복할 수 있는 유일한 희망이 백신이라는 얘기가 나온다.
AFP통신과 미국 CNN방송 등은 16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첫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메신저 리보핵산(mRNA)-1273’이란 이름의 백신 후보물질은 미국 모더나 테라퓨틱스사가 미 국립보건원(NIH) 산하 국립알레르기ㆍ감염연구소(NIAID)와 함께 개발했다. NIH에 따르면 이번 1차 임상시험은 향후 6주간 진행되며, 45명의 지원자가 세 그룹으로 나뉘어 각기 다른 분량의 백신 주사를 28일 간격으로 두 차례 맞게 된다.
해당 물질은 이미 동물실험에서 유효성이 입증됐다. 다만 인체를 대상으로 안정성 평가와 효과를 추적하는 데에는 최소 1년이 더 걸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이와 관련, 영국 BBC방송은 “실험이 문제없이 진행돼도 백신 상용화까지는 최대 18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른 국가들도 백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7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의학과학원 연구팀이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코로나 항체가 확인됐다는 희소식이 전해지면서 백신 개발에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독일 바이오엔테크와 중국 푸싱약업은 공동으로 백신 개발에 나서기로 했고, 일본에서도 최근 다른 용도로 개발된 6개 약품을 코로나19 치료에 투입하며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이란 가운데 최근 독일 바이오기업 큐어백이 개발 중인 백신 독점권을 두고 미국과 독일 정부가 신경전을 벌이는 일도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큐어백 인수를 타진했다는 독일 언론 보도가 나오자,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가 이에 질세라 큐어백에 8,000만유로(약1,110억원) 지원을 약속한 것이다.
세계 각국이 백신 및 치료제 개발에 사활을 거는 이유는 자국민의 안전은 물론 악화일로인 글로벌 경제가 백약이 무효인 상황에서 사실상 다른 돌파구가 없기 때문이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코로나19 백신이나 낮은 감염률 등 새로운 정보만이 주가 상승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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