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자동차업계의 마케팅 전략을 바꾸고 있다. 비대면(언택트)이 주요 마케팅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신차 출시부터 판매에 이르기까지 온라인 비중이 높아진 것이다.
기아차는 17일 4세대 쏘렌토 국내 출시 행사를 온라인 토크쇼 형식으로 유튜브, 페이스북, 네이버, 자사 홈페이지 등에서 생중계했다. 기아차가 신차 출시 행사를 온라인으로만 진행한 것은 처음이다. 또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한 ‘기아 플레이(Play) AR’ 앱을 통해 신차를 입체적으로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쏘렌토는 연간 5만~8만대가량 판매되는 기아차 주력 모델이다. 이번 모델은 6년 만에 선보이는 쏘렌토 신차인 터라 회사는 출시 행사 준비에 수개월간 공을 들였다. 당초 ‘2020 제네바모터쇼’에서 첫선을 보인 뒤 이달 중순 국내 판매에 돌입할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온라인 행사로 방향을 틀었다.
기아차 관계자는 “자동차는 수천만 원이 넘는 고가 제품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이 직접 보고 느끼고 구매하는 것이 보통이지만 신형 쏘렌토는 온라인을 적극 활용하게 됐다”며 “신차 출시 행사와 더불어 AR 앱을 통해 고객들이 언제 어디서나 차량 디자인, 특장점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고 말했다.

다른 업체들도 온라인 마케팅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현대차는 1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신형 아반떼를 세계 최초로 공개하면서 그 현장을 유튜브로 생중계 할 예정이다. 제네시스도 개발비만 수천억원 투입된 3세대 ‘G80’ 출시 행사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캐딜락코리아도 대형 SUV ‘XT6’ 국내 출시 행사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했다.
한편 자동차업계에 ‘언택트 마케팅’이 자리잡으면서 자연스레 전시ㆍ행사(마이스) 업계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온라인 행사를 위한 인력을 보강하거나 온라인 생중계 플랫폼을 보유한 전문업체와 파트너십을 맺는 것이 대표적 사례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마이스 업체들도 생존을 위해 온라인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며 “다만 투자 여력이 충분치 못한 소규모 업체들은 오프라인 일감이 점차 줄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류종은 기자 rje31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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