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이면 감염 진정’서 태도 급변… “퇴치 땐 증시 엄청난 급등” 주장
美 정부, 8500억달러 규모 투입 긴급 부양책 의회 승인 요청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미국에서 7월이나 8월까지 지속될 수 있다며 경기침체 가능성까지 인정했다. 그간 코로나19가 4월이면 진정될 것이라고 과소평가해왔던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확산세가 가팔라지고 피해가 현실화하자 보수적인 전망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이에 따라 트럼프 행정부가 8,500억달러(약 1,055조7,000억원) 규모의 긴급 부양책을 추진한다는 보도도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코로나19 태스크포스(TF) 브리핑에 참석해 ‘코로나19 상황이 언제 끝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우리가 정말 잘 해낸다면 사망자를 억제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7월과 8월을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그보다 더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도) 보건당국자들에게 매일 이 질문을 한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를 독감에 빗대며 별 것 아니라는 태도를 보였던 이전과 달리 “갑자기 나타나 우리 모두 놀랐다”, “보이지 않는 적이다”, “기록적인 형태의 전염이다” 등 심각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미국의 경기침체 가능성과 관련해 “그럴 수도 있다”고 시인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경기침체 측면에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러스 측면에서 생각하고 있다”면서 “지금 주식시장이나 경제 측면에서 수요가 엄청나게 억눌려 있는데 이것이 사라지면 엄청난 급등을 볼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트럼프 행정부는 미 의회에 급여세 인하 등을 통한 대규모 현금 투입에 초점을 둔 거대 경제 부양 패키지 승인을 요청한다고 17일 워싱턴포스트와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이와 관련한 상세 내용을 이날 밤 공화당 상원 의원들에게 설명할 예정이다. 부양책 중 500억달러(약 62조1,000억원)는 항공산업 지원에 쓰일 것으로 보인다.
워싱턴=송용창 특파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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