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 이하 522명… 학원들 개원 움직임 ‘방역 구멍’우려
교육부가 전국 유치원과 초ㆍ중ㆍ고교 개학을 당초 이달 23일에서 2주 더 미루기로 한 배경에는 학생ㆍ학교를 매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집단감염이나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미성년자들에게서도 신종 코로나 확진환자가 적잖게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감안됐다.
17일 질병관리본부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19세 이하 신종 코로나 확진자는 522명이다. 전체 확진자의 약 6.3%로, 적지 않은 규모다. 연령별로 △0~2세 27명 △3~6세 27명 △7~12세 87명 △13~15세 83명 △16~18세 128명 △19세 170명이다. 19세 이하 확진자는 이달 2일 201명 수준에서 불과 보름만에 2.6배나 급증했다. 양성판정을 받은 부모나 지인으로부터 2, 3차 감염이 이뤄진 결과다. 다행히 이들 대부분은 경증환자로 알려졌다.
확진자 수가 빠르게 늘고 있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다수의 학생들이 밀집된 환경에서 생활하는 학교는 이미 집단감염이 발생한 교회나 PC방 못지않게 바이러스 전파에 취약하다.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밀집도가 높은 학교는 추가적인 집단감염을 불러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학교에서 감염된 학생들이 학원ㆍ다중이용시설 등 폭넓게 활동하면서 전파력이 높은 바이러스를 불특정다수에게 전파하고, 그것이 원인모를 집단감염을 야기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정부의 개학 연기는 이런 잠재적 위험성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포석인데, 문제는 학원이다. 그간 경영상 어려움에도 개학에 보조를 맞췄던 학원들이 개학 연기 기간이 또 다시 늘자 ‘더 이상 닫을 수 없다’며 개원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개학 연기 기간이 장기화하면서 수업 공백을 메우기 위해 자녀를 학원에 보내려는 학부모들도 많아지는 실정이다. 학교를 통한 감염 위험을 낮춰도 학원을 통해 방역 ‘구멍’이 생길 수 있는 셈이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이날 개학 연기 브리핑에서 “사회적 거리두기에 학원도 협조하고 동참해 주실 것을 다시 한번 호소드린다”며 “그것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또 다른 대책을 강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종=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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