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시민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극복을 위해 ‘방탄시민단’으로 나섰다. 감염병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된 대구에 따뜻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가 하면 마스크 제작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힘을 보태고 있다.
17일 서울 은평구마을종합센터에 따르면 직원과 주민 활동가 10여 명은 대구에서 신종 코로나 퇴치에 힘쓰는 의료진을 위해 100명이 입을 수 있는 속옷과 양말을 최근 보냈다. 센터 관계자는 “대구에서 의료진들이 너무 바빠 집에도 가지 못해 옷 갈아 있는 것에도 애를 먹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며 “너무 안타까워 주민들과 함께 십시일반으로 돈을 모아 의료진을 위한 양말 200켤레와 속옷 150개를 사 대구로 보냈다”고 말했다.
시민들이 재봉 품앗이로 ‘마스크 보릿고개’를 넘는 데 힘을 보태고 있는 것도 특징.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중구다. 패션ㆍ봉제 샘플제작자 양성 교육생들이 고급 면마스크 2,000장을 제작 구에 기부했다. 그간 면 마스크의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되던 밀착도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는 게 제작자들의 설명이다. 제작에 나선 샘플사 손해선(47) 교육생은 “샘플 의상 디자이너들의 섬세한 손길로 만들어진 마스크”라며 “부직포 재질의 마스크처럼 입체감을 구현하면서도 세탁이 가능한, 국내 최고 품질의 면 마스크”라고 자랑했다. 샘플사는 의상 디자이너의 디자인을 바탕으로 샘플 옷을 만드는 고급 봉제사들이다.
영등포구 주민 마을예술창작 모임인 ‘세바퀴’ 회원들은 직접 천 마스크를 만들어 대구와 지역 내 경제취약계층에 1,000여 개를 최근 전달했고, 금천ㆍ은평ㆍ양천구의 마을 공동체도 1,000~6,000여 개의 면 마스크를 만들어 대구를 비롯해 지역에 후원하고 있다.
양승준 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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