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무대로 향한 기성용(31ㆍ마요르카)의 발이 꽁꽁 묶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리그 중단에 이어 팀 훈련까지 중단됐다. 6월 계약 만료를 앞둔 기성용의 마음은 타들어간다.
레알 마요르카는 17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방지 차원에서 팀 훈련을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스페인 정부가 15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해, 이동 제한 조치를 내림에 따른 결정이다. 앞서 지난 12일에는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1부리그)와 세군다 디비시온(2부리그) 진행이 모두 중단됐다.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기성용의 속은 점점 타들어간다. 꿈꾸던 스페인 리그에서 경기는 물론, 훈련하며 호흡할 시간마저 점점 줄어들고 있기 때문이다. 앞서 마요르카는 지난달 25일 기성용의 이적 사실을 발표하면서, “오는 6월 30일까지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단을 발표한 라리가가 재개된다고 하더라도, 그가 뛸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인 셈이다. 최악의 경우, 허무하게 스페인 생활을 종료하고 여름 이적시장에서도 입지를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
‘팀 훈련 중단’ 결정은 기성용의 몸 상태 유지에도 악영향을 끼칠 우려가 있다. 우선 팀은 선수들이 집에서 운동할 수 있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다니 파스토르 피지컬 코치는 “집에서 할 수 있는 특별한 훈련 프로그램을 배포했다”며 “선수들은 건강하게 집에서 머무는 것을 최우선으로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간신히 풀렸던 기성용의 발이 다시 묶였다는 점에서도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그는 마요르카로 이적하기 직전인 뉴캐슬 시절,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2019~20 시즌 동안 4경기밖에 출전하지 못해 ‘개점 휴업 중’이란 평을 듣기도 했다. 반면 마요르카에서는 이적 2주 만인 지난 7일 에이바르전에 교체 출전돼, 불운의 고리를 끊어내는 듯 했으나 코로나19로 그 기세를 이어나가지 못하게 됐다.
한편 유럽축구연맹(UEFA)은 55개 회원국과 화상회의를 통해 각국의 리그 재개 일정과 더불어 선수 계약 문제를 논할 예정이다. 이곳에서 나오는 합의안이 앞으로 기성용의 스페인 생활에 큰 영향을 미칠 예정이다.
오지혜 기자 5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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