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단 없이 “감기약 주겠다…코로나 의심되면 자택대기 하라”
[SNS눈] “홋카이도는 대응 잘하는 줄 알았는데”… 우려 목소리
일본 병원에서 고열에 기침 증상을 보이는 환자에게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진단은커녕 독감 검사조차 해주지 않았다는 경험담이 곳곳에서 나오면서 17일 온라인상에서 걱정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일본 홋카이도(北海道)에 살고 있다고 소개한 한 누리꾼은 15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어머니가 이틀간 기침이 심하고 어제는 열이 38도로 나타나 각오를 하고 상담센터에 전화했더니 역시 가까운 병원을 권했다”며 “응급실에 갔지만 코로나19는 물론 독감검사도 하지 못 한 채 기침약만 받고 귀가했는데 이것이 지금의 홋카이도 대응”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튿날 “어머니가 갔던 병원에서 자세한 내용을 좀 알 수 있었는데 (어머니께) 의사가 ‘독감도 검사를 할 수 없게 됐으니 당신이 감기라 생각한다면 감기약을, 당신이 독감이라 생각한다면 독감약을 처방하겠다. 당신이 코로나19라 생각한다면 2주간 자택대기를 해달라’고 말했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홋카이도 도청에 따르면 16일 기준으로 일본 내 코로나19 확진환자 1,545명 중 홋카이도에서 집계된 환자는 152명에 해당한다. 홋카이도는 지난달 28일 스즈키 나오미치(鈴木直道) 도지사가 오는 19일까지 긴급사태를 선포하고 도민들에게 외출 자제를 당부하기도 하면서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평가를 받은 지역이기도 하다.
그런 홋카이도에서조차 코로나19 검사 자체를 피하고 환자에게 코로나19 감염인지 아닌지를 판단하라고 하는 것은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일어나고 있다. 그의 글에 대해 일본 온라인상에서는 “홋카이도는 잘 하고 있다는 건 거짓말이다. 아는 사람이 보건소에 물었는데 개인 문의로는 검사를 하지 않는다고 해서 고열을 앓으면서 해열만 하고 출근하고 있다”(ws****), “홋카이도는 제대로 하고 있는 이미지였는데 놀랐다”(5X****), “스즈키 지사 초기 대응은 좋았는데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에게 주의 받고 초심을 포기한 건가”(tm****) 등의 반응이 나왔다.
이 같은 소식은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도 이날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환자 판단대로 약을 처방하면 의사는 뭐하러 있나”(힐****), “코로나19 증상이 있는 것 같으면 치료해줘야지 2주 동안 자택대기를 하라는 건 죽으라는 거냐”(느****), “일본에서 대응에 가장 적극적이라는 홋카이도가 이런 상황이면 다른 지역은 도대체 어떨지”(88****) 등의 우려 섞인 시선을 보냈다.
이유지 기자 mainta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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