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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기대주, 개명 선수부터 최고령 주장까지… 스프링캠프 MVP ‘각인각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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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차 기대주, 개명 선수부터 최고령 주장까지… 스프링캠프 MVP ‘각인각색’

입력
2020.03.17 16:05
수정
2020.03.17 18:36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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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좌완 투수 정태승. 롯데 자이언츠 제공.
롯데 좌완 투수 정태승. 롯데 자이언츠 제공.

17일 롯데의 귀국을 마지막으로 KBO리그 10개 구단이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국내 훈련 일정에 돌입한다. 감독ㆍ코치진과 구단 프런트가 캠프 기간 성적을 토대로 선정한 ‘스캠 MVP’들의 면면이 각양각색이다.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데뷔 9년차 무명 좌완 정태승(32ㆍ롯데)이다. 정태승은 이번 스프링캠프에서 5번의 연습경기에 출전, 4.2이닝을 소화하며 7탈삼진 4자책점을 기록했다. 피안타는 9개로 조금 많았지만, 23타자를 상대하는 동안 볼넷을 단 1개만 내줄 정도로 공격적인 투구와 안정적인 제구가 돋보였다. 특히 좌완 불펜 자원 보강이 시급한 롯데로선 정태승의 호투가 더 반갑다. 허문회 롯데 감독은 “훈련 태도도 성실했고 구속도 예전보다 좋아졌다. 연습 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라고 평가했다.

그 동안 구단 내부에서는 줄곧 ‘기대주’로 꼽혔지만, 정작 정규리그에서는 뚜렷한 활약을 하진 못했다. 수원 유신고와 성균관대를 거쳐 롯데 육성 선수로 입단(2012년)한 이후 8시즌을 보내는 동안 단 7경기에 출전해 6이닝을 소화했다. 대부분 1군 문턱을 넘지 못했고 지난해에도 1군 성적은 1경기 1이닝 3실점이 전부였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호주 질롱코리아팀에 참여해 일찌감치 시즌을 준비했고, 데뷔 후 처음으로 1군 스프링캠프에 참가할 수 있었다. 정태승은 “프로로서 마지막 시즌이라 생각하고 후회 없이 던지겠다”고 다짐했다.

두산 사이드암 최원준. 두산 베어스 제공.
두산 사이드암 최원준. 두산 베어스 제공.

2017년 1차 지명으로 입단한 사이드암 투수 최원준(26ㆍ두산)도 올해 처음 1군 스프링캠프를 소화하면서 ‘미스터 미야자키’(두산 스프링캠프 MVP)에 뽑혔다. 동국대 4학년 때인 2016년 팔꿈치 수술, 2017년 갑상샘암 수술을 받았고 2018년에는 개명(개명 전 최동현)까지 하는 등 순탄치 않은 시간을 거쳤다. 하지만 지난해 34경기에서 1승 1세이브 4홀드(2.65)로 활약하더니 한국시리즈 엔트리에도 뽑혀 1.1이닝 무실점 호투하며 올 시즌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원준은 “지난해 임시 선발로 등판했는데 기회를 살리지 못했다”면서 “올해는 1군 롱릴리프 역할을 하는 게 목표다”라고 말했다.

KT 유한준. KT 위즈 제공.
KT 유한준. KT 위즈 제공.

데뷔 16년차 유한준(39ㆍKT)도 스프링캠프 모범생으로 꼽혔다. 올 시즌 팀 주장까지 맡은 유한준은 10개 구단 최고령 주장이기도 하다. 유한준은 “나이 마흔에 스프링캠프에서 상을 다 받아본다”면서 “다소 민망하지만, 정규 시즌에서 더 잘하라는 의미로 알고 있다”라며 멋쩍게 웃었다. 역대 최고령 스프링캠프 MVP로는 이승엽(전 삼성)이 지난 2016년 당시 만 40세의 나이로 선정된 적이 있다.

스프링캠프 명단에 선수만 54명을 올리며 10개 구단 중 가장 큰 규모로 대장정을 마친 KIA는 MVP 대신 MIP(Most Important Person)로 불펜 포수들을 선정해 금일봉을 전달했다. 한화 한용덕 감독도 “주장 이용규부터 막내 신인들까지 전 선수들이 캠프에서 집중력을 보였다. MVP는 한화 이글스다”라며 ‘원팀’을 강조했다.

이밖에 지난해 아쉽게 신인상을 놓친 김태진(25ㆍNC), 3년 연속 10승의 최원태(23ㆍ키움), 촉망받는 대졸 신인 최지훈(23ㆍSK), LG에 4번째 새 둥지를 튼 김대유(29) 등도 의미 있는 캠프 일정을 소화하며 올 시즌 더 높은 곳으로의 도약을 꿈꿨다.

강주형 기자 cubie@hankookilbo.com

이주현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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