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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확진자 중엔 병원 직원ㆍ주민센터 활동… “3차 집단감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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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의강’ 확진자 중엔 병원 직원ㆍ주민센터 활동… “3차 집단감염 우려”

입력
2020.03.17 18:00
수정
2020.03.17 20:1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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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자들 직업 전수조사 해야” 지적

하루새 4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은혜의 강 교회 입구 모습. 임명수 기자
하루새 4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은혜의 강 교회 입구 모습. 임명수 기자

성남 은혜의강 교회에서 비롯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관련해 교회 신자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확진 판정을 받은 일부 교인이 공공기관 및 서비스 등 시민을 광범위하게 접촉하는 직업을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자칫 2차, 3차 수도권 집단감염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17일 경기 성남시와 용인시에 따르면 은혜의강 교회 신자 135명 중 이날까지 확진 판정은 54명이다. 이중 2명은 2차 감염자다. 나머지 54명은 음성, 남은 29명은 검사가 진행중이거나 연락이 두절된 상태다. 확진자가 많이 나온 이유는 정부와 경기도 등의 예배 자제 요청에도 불구하고 교회 측이 지난 1일과 8일 2차례 일요 예배를 강행해서다.

특히 8일 예배 당시 유증상으로 본당 예배실 옆 유아실(유리벽과 방바닥 구조)에 분리된 채 예배를 본 첫 확진자 A씨의 입안에 소금물을 투입한 분무기를 다른 신자들에게 차례로 뿌린 사실이 드러났다.

하루에만 4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측이 소금물로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 소금물이 든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은 채 돌려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 관계자가 신도에게 소금물이 든 분무기를 입에 뿌리는 모습. 경기도청 제공
하루에만 4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성남 은혜의 강 교회 측이 소금물로 감염증을 예방할 수 있다고 판단, 소금물이 든 분무기를 소독하지 않은 채 돌려 쓴 것으로 드러났다. 교회 관계자가 신도에게 소금물이 든 분무기를 입에 뿌리는 모습. 경기도청 제공

문제는 소금물을 받은 2명과 추가 확진 판정을 받은 신자 중 3명 등 모두 5명이 대중을 무차별로 상대로 하는 공공기관 및 서비스업에 종사한다는 점이다.

실제 A씨는 건국대병원 직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A씨는 지난 9일 서울 광진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체 채취 후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교회 2번 확진자인 여성 B씨의 직업은 정수기 애프터서비스(A/S) 직원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여성은 8일 예배 후 13일에 확진 판정을 받았다.

지난 16일 확진자로 분류된 75세 여성 C씨(성남시 분당구 백현동)는 백현동행정복지센터(주민센터) 환경지킴이로 활동, 복지센터는 물론 주변 주택가를 돌아다닌 것으로 확인됐다. 시는 복지센터를 즉각 폐쇄하고 이 기간 복지센터를 찾은 시민들이 누구인지 역학조사를 벌이고 있다.

또 다른 확진자인 55세 여성 D씨(성남시 양지동)는 용인시 기흥구에 위치한 경기남부경찰청 산하 운전면허시험장 신체검사실에 근무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운전면허를 갱신하려면 신체검사는 필수코스여서 하루 수백명 이상 이 곳을 다녀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루새 4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은혜의 강 교회가 입주한 상가건물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임명수 기자
하루새 40명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온 은혜의 강 교회가 입주한 상가건물 앞에 취재진이 몰려 있다. 임명수 기자

또 은혜의강 교회 인근에 거주하는 57세 남자 신자 E씨는 용인시 보정동 전철 분당선 분당차량사업소 내 분당전기사업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곳은 전철이 회차 하거나 정비가 필요한 경우 기관사 등이 수시로 드나드는 곳이다.

용인시는 뒤늦게 이들 2명의 명단을 넘겨받아 역학조사 중이며, 이들의 동선에 방역소독을 벌였다. 시는 분당전기사업소를 폐쇄조치했다.

일부 지자체와 주민들은 은혜의강 교회 확진자들에 대해 직업을 포함한 전수조사를 벌여 내용을 공개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익명을 원한 한 지자체 관계자는 “신도들의 직업이 뭔지, 어디에서 무엇을 했는지 공개하는 게 맞다”며 “개인정보보호 보다 감염 확산을 막는 게 중요한 때”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직업 등의 공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질병관리본부가 앞서 9일 확진자 동선을 상호명, 교통수단 등으로 제한하는 지침을 일선 지자체에 내렸기 때문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정부 지침 때문에 직업 등을 공개할 수 없는 입장”이라며 “역학조사가 나오는 대로 최대한 빨리 관련정보를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 지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시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가 집단으로 발생한 경기 성남시 수정구 은혜의 강 교회에서 지난 16일 오전 수정구청 환경위생과 관계자들이 교회 주변을 소독하고 있다. 뉴시스

성남=임명수 기자 so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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